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행사지원 자원봉사자들은 이번 회의의 ‘주역 못지않은 조역’이다. 이들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행사장을 누비면서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위해 땀 흘리고 있었다.
5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자원봉사자 748명은 회의장 운영 및 행사운영 전반을 돕는 행사지원, 국별의전연락관(DLO) 지원, 미디어 지원에 나서며 명예기자(e-reporter)로도 활약한다. 직업과 연령대가 다양한 지원요원들은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뒤 4일간의 면접심사를 통해 자질과 자세, 외국어 능력을 평가받았다. 합격 후 길게는 2주간 글로벌 에티켓과 보안, 직무 교육을 받았다. 지난달 2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코엑스 동문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권민주 씨(20·여)는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권 씨는 “G20 정상회의 당시 남산에서 외국인 관광 안내를 맡았다”며 “이번에는 행사장에서 직접 손님을 맞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과거 해외 공보관으로 일했던 유일한 씨(65)는 최고령 행사지원요원이다. 미디어센터에서 일하는 그는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외신 기자들이 취재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외교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국제 문제에 관심이 많은 최연소 참가자 노혜인 씨(20·여)는 대학 입학 직후부터 스스로 행사 준비 업무에 몰두하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모델 겸 연기자인 국지연 씨(29·여)도 미디어센터에서 환한 미소로 외국 기자단을 맞고 있다. 국 씨는 “패션쇼 현장처럼 큰 행사 뒤에는 숨겨진 조연과 스태프의 활약이 중요하다”며 “긴박한 현장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지만 서로 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17명도 참가했다. 아랍어 통역을 담당하는 모로코 출신 유학생 일리아스 씨(24)는 “큰 행사에서 아랍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실력을 발휘해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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