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대응 방안을 비롯해 양국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45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은 2008년 초 취임한 두 정상 사이의 7번째 회담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올해 5월 퇴임해 총리직을 맡는다.
이 대통령은 “7번 만나는 동안 우리 두 사람이 가까운 친구가 됐고 한-러 관계는 괄목할 발전을 했다”고 말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양국의 전례 없는 적극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과 관련해 ‘평화적 우주개발’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말 북한을 위한다면 국제사회와 북한이 협력하게 해 중국, 베트남과 같은 개방 모델을 따르도록 (러시아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시 재건, 시베리아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의 대규모 감축 계획도 이 대통령에게 밝혔다. 러시아의 구체적 계획은 27일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공개된다.
이 대통령은 25, 26일 일본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국(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을 차례로 만나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방한 기간이 짧아 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한-카자흐스탄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이 너무 폐쇄적이어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는 점을 우려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회담에서 자신의 아내가 현대차를 구입해 타고 다닌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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