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3]조계사 간 박근혜 ‘佛心 잡기’ 부산 찾은 한명숙 ‘朴風 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4·11총선 공식 선거운동 전날인 28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3대 종정 진제 스님 추대법회에 참석해 불심(佛心) 잡기에 나섰다. 당내 불교통인 주호영 의원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고흥길 특임장관, 박진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 위원장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가 생전 불교계와 돈독한 관계였던 점을 보여주듯 박 위원장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박 위원장은 헌사를 통해 “잘못된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때”라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박근혜’란 이름 석 자를 안내 팸플릿에 써주는 ‘즉석 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박 위원장의 이번 조계사 방문은 여권과 불교계의 오랜 불편한 관계를 풀고,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불교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정부·여당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수도권 대중교통시스템에서 사찰 삭제, 경찰의 자승 총무원장과 지관 스님에 대한 과잉 검문 등으로 불교계와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 초에는 조계사 입구에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찰 출입을 거부한다”는 문구가 붙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았다. 문재인 후보(사상)가 우세를 보이고 있고 문성근(북-강서을) 김영춘 후보(부산진갑)도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최근 세 차례나 부산을 방문하며 바람을 일으키려 하자 ‘맞바람’을 놓겠다는 의도다. 특히 한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선거연대가 성사된 뒤 처음으로 이날 공동 지원 활동을 펼쳤다. 양당 대표는 부산시 공동선거대책위원회 등 시도 공동선대위 출범식 3곳과 경남 창원시 명서시장을 함께 방문했다.

두 사람은 파업 중인 부산일보 노동조합 사무실도 찾았다. 박 위원장이 1994∼2005년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노조 간담회에서 “군사독재 시절에 총칼로 이것(정수장학회)을 빼앗은 것이라는 것을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민간인들도 다 알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려면 정수장학회를 나라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박 위원장도 자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권력 획득과 연장을 위해서라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거나 지나칠 수 있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4·11총선#박근혜#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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