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검거돼 2003년 석방… 사상적 전향여부 밝힌적 없어”
■ 경기동부연합 실체 좌담회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가 29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 이석기 후보가 법원에 의해 ‘김일성주의를 지도이념으로 하는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이 1997년 해체된 이후에도 조직 재건 활동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보수성향 청년단체인 남북청년행동과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 K’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정희 승부조작 사건으로 드러난 대표적 종북세력 경기동부연합-종북세력의 실체와 야권연대의 위험성’ 좌담회에서다. 이정희 공동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문제로 불거진 통진당의 배후 세력 실체가 경기동부연합이 아닌 옛 민혁당 사건 관련 세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나온 이야기다.
민혁당은 민족해방(NL) 계열 주체사상파의 대부로 알려진 김영환 씨가 1992년 하영옥, 박모 씨와 함께 만든 지하조직으로 1999년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1997년 김 씨를 비롯한 지도급 인사들이 북한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당 해체를 선언한 뒤였다.
한 대표는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이었던 이석기 후보는 민혁당이 해체된 후에도 하 씨와 함께 조직 재건에 나섰다”며 “1999년 민혁당 사건이 발표되자 잠적해 3년여간 수배생활을 하다가 2002년 5월 검거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가 민혁당을 이탈한 후배를 만나 재가입을 권유한 얘기도 판결문에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2003년 8월 석방된 이후 인터넷매체 ‘민중의 소리’ 이사와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등을 맡았다.
1981년 연세대에 입학한 한 대표는 교내 시위를 주동하다 구속됐으며, 이후 진보진영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1990년대 후반 북한인권 운동에 뛰어들었다. 최근 북한과 연계된 한국 내 지하 혁명조직을 다룬 책 ‘진보의 그늘-남한의 지하혁명조직과 북한’을 펴냈다. 한 대표는 “이 후보는 석방된 후 공개적으로 자신의 사상적 전향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공직선거에 나서기 전에 10년 전 생각과 달라졌는지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부산 해운대-기장을)는 2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심회 사건(2006년)에서 보듯 민주노동당(통진당의 전신) 내부에는 북한과 직접 연결된 지하조직이 존재했고 그 사례는 이석기 후보”라고 말했다.
좌담회에서는 통진당 이의엽 선거대책본부장이 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된 사실도 공개됐다. 울산 북 선거구에 출마한 김창현 후보는 1998년 적발된 영남위원회(이적단체)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훗날 민혁당 사건이 발표되면서 영남위원회가 민혁당 산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 교수는 ‘민주당과 통진당 연대의 배경-2013체제의 실현’이란 발제를 통해 양당의 연대를 막후 조율한 서울대 백낙청 교수를 겨냥했다. 홍 교수는 “백 교수는 NL, PD(민중민주주의), BD(부르주아민주주의)의 3자 연대가 되면 국가연합을 실현해 분단체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며 “북한의 선의를 가정해 한미동맹 해체와 북한의 핵보유 문제를 용인하는 백 교수의 거대담론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통진당 우위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05년 8월 국방부 기무사가 이석기 후보에 대해 ‘북의 공작원, 간첩’이라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적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소송에서 법원이 이 후보 승소 판결을 내렸다”며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이미 10여 년 전에 복권된 양심수를 ‘간첩’으로 둔갑시키는 새누리당에 대해 국민은 표로써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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