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준표 후보(58)의 수성이냐,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54)의 설욕이냐.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결전을 치른 두 후보가 다시 한 번 맞붙는다.
두 후보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사거리에 길 하나를 두고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이렇게 기 싸움이 치열한 데는 이유가 있다. ‘기자’ 출신인 민 후보와 ‘검사’ 출신인 홍 후보는 2007년 대선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을 놓고 각각 창과 방패로 활약했다. 민 후보는 정동영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를 전면에서 막아낸 것이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을 맡았던 홍 후보다.
1년 뒤 18대 총선에서도 BBK ‘창과 방패’ 대결로 주목받았다. 결과는 방패의 승리. 힘 있는 실세로 떠오른 홍 후보가 훈풍을 타고 56.8%의 득표율로 민 후보(41.1%)를 15.7%포인트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홍 후보는 동대문을에서 16, 17, 18대 총선을 내리 승리하면서 지역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14, 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후보가 35.1%, 민 후보가 32.8%로 2.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역전당했다. 중앙일보가 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33.6%로 민 후보(35.5%)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최고위원, 당 대표를 지낸 만큼 정권 심판론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동대문이 만든 큰 인물’을 내세워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 후보는 ‘책임을 묻겠습니다’라며 ‘심판론’을 앞세웠다. 정치적 책임은 물론이고 지역발전이 더딘 점도 홍 후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에는 힐스테이트, 래미안, 현대홈타운 같은 1000∼2000채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섰다. 보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여권 성향이 강해지지만 젊은 세대의 유입이 많아 야권 성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새로운 지역 유권자들이 ‘인물과 책임’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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