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창(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과 방패(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의 대결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에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지낸 정 후보를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 ■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
“기호 1번 새누리당 김종훈, 인사 올리겠습니다.”
3일 오전 7시 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중학교 인근의 연금매장 앞에 나타난 김 후보는 비가 오는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손에 우산을 든 채 출근길 주민들에게 반갑게 다가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핫팩으로 손을 녹이다가도 주민들이 지나가면 재빨리 다가가 지지를 호소했다. 외교통상 전문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갓 변신한 그의 모습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주민들에게 힘차게 악수를 건네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강남을은 한미 FTA를 놓고 양 후보가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그의 유세차량에는 ‘경제영토를 넓혀 대한민국을 키우겠습니다’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자신이 한미 FTA를 주도했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이 지역에선 FTA에 대한 찬성 여론이 많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경력과 관련해서도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 수석대표를, 이명박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은 점을 부각시키며 “청년 실업 문제를 풀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FTA 전도사’라 불리는 김 후보는 “한미 FTA를 폐기하자는 것은 성장을 통해 발전해온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 김 후보는 “개포동 주민들은 재건축에, 수서동 주민들은 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대의정치의 정신을 살려 주민의 뜻을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김종훈 후보는 ::
3일 낮 12시 강남구 대치4동의 카페.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대치동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즐기고 있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테이블을 돌며 얘기를 나눴다. “강남을 사교육 본산이 아니라 공교육 혁신 모델로 만들겠습니다.”
‘대치동 엄마’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학교 교육이 엉망이다” “대치동 학원을 없애 달라”. 이들은 “강남 엄마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정 후보에게 맞장구를 쳤다. “이젠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1분만 앉았다 가겠다”던 정 후보는 테이블마다 10분을 넘기며 대화를 이어갔다.
정 후보는 ‘정권 심판론’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보다 지역 현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강남 재건축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박원순 시장과의 교량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곳이 민주당의 불모지인 점을 감안해 노란색의 민주당 점퍼를 입지 않고 인물을 강조하고 있다. 슬로건은 ‘함께, 정동영’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지만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는 바닥 민심의 분위기가 좋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를 지지하는 미국 교민 30여 명이 일시 귀국해 캠프를 오가며 지인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캠프 관계자는 “과거엔 강남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어봐야 사표(死票)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정 후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표하겠다는 주민이 늘고 있다”며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동영 후보는 ::
△전북 순창(58)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15, 16, 18대 국회의원 △통일부 장관 △열린우리당 의장, 대선 후보(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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