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투리조트 빚폭탄’ 태백시 올 예산 2450억, 빚은 2060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5일 03시 00분


파탄 지자체, 인천만이 아니다… 부산, 갚는 돈< 빌리는 돈선심성 사업에 무리한 투자… 대구-경기 시흥 등 5곳은 예산대비 부채비율 30% 넘어

[채널A 영상] 대형사업 남발로 지자체 재정 ‘거덜’

강원 태백시의 올해 예산은 2450억 원. 하지만 빚이 2060억 원이다.

태백시는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해 콘도, 스키장, 골프장 등을 갖춘 오투리조트를 만들었다. 당초 2885억 원이었던 사업비는 설계 변경으로 4403억 원까지 늘었다. 처음보다 53%나 증가한 셈이다. 전망은 장밋빛이었지만 분양은 부진했다. 자금난이 심화되자 태백시는 2006년 7월, 2008년 12월 지급보증을 통해 1460억 원을 빌렸다. 지금까지 밀린 이자만 130억 원이다. 여기에 일반 부채 470억 원까지 합치면 부채는 2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태백관광개발공사 직원 150여 명은 3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비 20억 원을 일시 체불했던 인천시는 올해 예산 대비 부채비율이 39.8%에 이른다. 이처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태에 짙은 ‘빨간불’이 들어왔다. 동아일보가 전국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긴급 점검한 결과 예산 대비 부채비율이 30%를 넘는 곳이 인천시를 포함해 강원 태백시, 대구시, 부산시, 경기 시흥시 등 모두 5곳으로 나타났다.

지하철과 도로, 국제대회용 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대규모 지방채 발행을 주도한 시도가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역 개발이나 국제대회 유치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공약은 달콤했지만 대가는 컸다. 대표적인 도시가 대구다. 지난해 대구시의 부채는 2조4009억 원으로 예산(5조4723억 원) 대비 부채비율은 35.8%다. 지하철 건설과 운영으로 인한 적자가 9709억 원이다.

지난해 부산시 부채 규모는 2조9119억 원(연간 예산 대비 부채비율 31.8%)이다. 매년 갚는 금액보다 새로 빌리는 돈이 많아 2010년까지 해마다 3% 이상 늘었다. 역시 무리한 기반시설 사업 때문이다. 지하철 2, 3호선 건설과 부산 신항 배후도로 건설 등을 위해 지방채를 과도하게 발행한 결과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태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지자체#재정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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