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부연합의 실체를 부정해온 통합진보당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 문건이 당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아이디 ‘붉은영웅’은 20일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쓴 글에 2005년 3월 13일 진보진영 포털 사이트 ‘진보넷’ 블로그에 올라온 ‘경기동부연합 민노당사업 방침’이라는 문건의 홈페이지 주소를 링크시켰다. 그는 이 문건의 의미에 대해 “경기동부연합이 10년 전 해체됐다는 이정희 공동대표, 김미희 당선자(경기 성남 중원)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란 게 확인됐다”며 “당내 경기동부 단위가 형성돼 조직적으로 활동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문서에는 ‘당직선거투쟁과 당의 현실’ ‘당사업의 목표’ ‘당 사업체계 구성 및 운영’ 등의 소제목이 나오고 실제로 당을 주도하는 사업 내용이 담겨 있다. ‘2004년 당직선거에서 대거 최고위원회에 진출을 실현했다’거나 ‘당직선거투쟁을 통해 동지 간 신뢰의 기초를 닦았다’는 대목을 볼 때 문건은 2004년 말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당 간부 역량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노동, 청년, 학생, 여성위원회, 문예위원회 등 부문위원회는 당 간부화 사업의 전초기지다’ ‘한국노총은 향후 당 외연 확대의 적극적 대상이다’ 등의 언급이 나온다.
‘총선 투쟁을 통한 제3당화, 10석의 국회의원 배출, 5만 당원화 등 당 발전의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최근 이라크 파병 관련 농성과 단식투쟁을 최고위원회 결의와 노력으로 끌어가는 것은 좋은 사례이다’ 등 당의 성과를 평가한 문구도 눈에 띈다.
경기동부연합의 당내 위치를 엿볼 수 있는 것은 “특히 경기지역에 핵심사업주체들이 있는 만큼, 핵심간부를 찾아내 이를 (다른) 지역과 연결해줘야 한다”고 한 대목이다.
이 문건은 실명이 아닌 아이디로 운영되는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자료인 만큼 작성자나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민주노동당 출신 통진당 관계자는 “문건의 출처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동부연합이란 이름으로 7년 전 작성된 문건이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년 전 해체됐다”는 당 관계자들의 주장과 달리 경기동부연합이 2005년 이후에도 민노당의 주도 세력이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기동부연합의 실체 논란은 통진당과 민주통합당의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이정희 공동대표 측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으로 불거졌다. 이 대표가 사퇴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그 배후에 경기동부연합을 주축으로 한 민노당 당권파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그의 ‘대타’로 나선 이상규 당선자(서울 관악을), 이석기 당선자(비례대표), 김재연 당선자(청년 비례대표) 등이 경기동부연합 소속이거나 이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심상정 공동대표는 17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동부로 지칭되는 당권파가 주목됐던 것은 그만큼 통합진보당 내 힘을 갖고 있는 세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사실상 경기동부연합의 실체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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