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 관련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EA디자인 이동율 사장은 최 전 위원장과 동향(경북 포항시) 출신이다. 구룡포중 선후배 사이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두 사람은 실제로는 대구 대륜고 동문이다. 집안 간 혼담이 오가면서 알게 된 두 사람은 동향(同鄕)과 동문(同門)이라는 점 때문에 친해져 서로 속마음을 터놓는 신뢰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장이 이번 사건 이전부터 최 전 위원장에게 “필요한 데 쓰시라”며 돈을 건네는 등 사실상 스폰서 역할을 해 왔다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이 서울시에서 수주실적이 40위권 안에 드는 인테리어회사와 건설업체를 함께 운영하며 재경구룡포향우회 임원을 맡고 있는 점도 최 전 위원장에게 ‘믿을 만한 스폰서’ 요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 사장이 최 전 위원장에게 건넨 로비 명목 이외 자금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사장은 파이시티 시행사 전 대표인 이정배 씨와도 대우건설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 전 대표는 우리은행 등에서 8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대출을 받아 시작한 파이시티 사업이 계속 인허가를 받지 못하자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때 이 사장이 “도와주겠다”며 나섰고 이 전 대표는 그를 통해 최 전 위원장을 만났다. 첫 만남 자리에는 당시 서울시 정무보좌역이었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이 만남 이후로 이 사장을 연결고리로 삼아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을 상대로 한 인허가 로비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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