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새누리 경선… 박근혜 대세론 속 대선출마 선언 릴레이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일 03시 00분


①“지금이 힘 키울 기회”… ‘朴 대항마’로 존재 과시
②대세론에 대한 불신
③친이 조직 아직 건재
④‘포스트 朴’ 사전포석

상식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4·11총선에서 승리하며 대세론을 굳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60)이 버티는 새누리당에서 대선 출마 경쟁이 불붙고 있다. 일주일 새 김문수 경기도지사(61)와 정몽준 전 대표(61)가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이재오 의원(67)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56),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줄줄이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15년 전인 1997년 대선 때도 신한국당(현 새누리당)에 ‘9룡(龍)’으로 불릴 정도로 대선 후보가 많았지만 당시에는 박 위원장처럼 처음부터 독주체제를 형성한 후보가 없었다. 이런 기현상은 왜 벌어질까.

무엇보다 대세론의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번 총선을 통해 박 위원장이 당내 권력을 움켜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비박 주자들로선 5·15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권력 이양기에 치고 나와야만 박 위원장과 겨뤄볼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가 4월 출마 선언을 예고하자 비박 주자들이 앞다퉈 출마 러시에 가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이회창 대세론’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대세론에 대한 당 안팎의 불안 심리도 비박 주자들의 출마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박 후보들은 한결같이 ‘대세론=필패’ 등식을 자신의 출마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이 의원과 김 지사, 정 전 대표 등이 모두 박 위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들에게 이번 대선 출마는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원내와 달리 5년 전 대선을 거머쥔 친이(친이명박) 외곽조직이 여전히 살아있는 점도 비박 후보들의 결심을 앞당겼다. 이 의원의 ‘평상포럼’, 김 지사의 ‘광교포럼’ 등에는 과거 친이계 외곽조직 인사가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 비박 진영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이유다.

‘포스트 박근혜’를 노린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 전 실장 등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들은 2017년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올해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당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대선 경선을 당내 주도권 경쟁을 위한 디딤돌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12·19대선#새누리당#박근혜#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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