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등 주요 인물만 회자됐던 2012년 대선판이 다른 대선주자들의 잇따른 출마 선언으로 명실공히 다자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30일 현재까지 대선 출마를 직간접으로 피력한 여야 주자는 새누리당에서 5명, 야권에서 6명 등 총 11명. 역시 여야 11명이 대권을 향해 격돌했던 1997년 이후 15년 만에 ‘11명 다자대결’이 마련된 셈이다.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은 ‘9룡’으로 불리던 주자들이 격돌한 끝에 이회창 후보를 탄생시켰고, 야권에선 김대중 후보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DJP 연합을 성사시키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당초 예상보다 구도가 복잡해지면서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변수가 등장하며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대선 출마선언의 주 진원은 새누리당이다. 총선 승리를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금 흔들지 못하면 ‘박근혜 1인 독주’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판단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이 잇따라 박 위원장을 비판하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10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이재오 의원은 연일 박 위원장에 대한 초강경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아직 ‘11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김태호 정두언 의원의 출마설도 들린다. 처음엔 “화석화된 대세론보다는 약간의 긴장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된다”며 다른 주자들의 등장을 팔짱끼며 지켜봤던 박 위원장 측도 최근 상황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도 5·4원내대표 경선을 기점으로 대선 레이스에 불이 붙을 듯하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에 대선 경선의 흥행 주도권을 넘겨줘선 곤란하다는 공감대와 위기감이 형성돼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야당이 시끄러워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새누리당이 ‘장사’를 하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상임고문,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경남도지사,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의 본격 활동 개시는 물론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 정리도 조만간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정국이 가열되면서 주요 변수를 놓고 여러 후보 간에
합종연횡이나 초당적 이해관계 결합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대선후보 경선방식을 놓고 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일각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겨냥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한 게 그 신호탄이다. 대선주자가 많아지면서 본선에 본격 등장하는 네거티브 캠페인
소재들을 당내 경선 단계부터 마구잡이식으로 터뜨릴 우려도 없지 않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자 난립이 유권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경쟁의 원칙과 질서가 무너져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도 있음을 정치권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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