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 고별 간담회 “SNS포격 참아내니 진표보살 별명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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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4일 03시 00분


4·11총선 기간 내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사진)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이 벌어졌다. 지난해 말 여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 처리를 방조하고 타협적 태도를 보였다는 게 그 이유였다. 누리꾼들은 그를 향해 “X맨(팀을 해롭게 하는 내부사람)”이라고 비아냥댔고, 현직 원내대표인데도 정체성 시비에 휩싸여 막판까지 공천 배제 대상자로 거론됐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선 민주당 경기지역 당선자 29명 가운데 최고 득표율(61.02%)을 기록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4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끝으로 1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김 원내대표는 3일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SNS상에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의 포격을 받을 땐 참 억울하고 괴로웠다. 그러나 하나하나에 대응하면 당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해보자는 심정으로 노력했다. 덕분에 ‘진표보살’이란 별명도 얻었고, 맷집도 많이 세졌다”고 말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자의 여유가 엿보였다.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에 대해선 한미 FTA 비준안 통과를 꼽았다. 그는 “여당의 날치기를 막지 못한 게 두고두고 한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이 끝내 부결된 것을 거론하면서 “인간적 신뢰가 무너져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1년 동안 카운터파트였던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허허실실 전법의 대가”라면서도 “그러나 의회주의 원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에 국회선진화법을 합의 처리한 것을 봐도 의회정치의 신뢰를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4·11총선 결과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집단지성이 얼마나 깊은 뜻을 갖고 있는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며 “민주당에 127석이라는 소중한 힘을 주셨지만 그러나 동시에 ‘이 상태로는 너희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 ‘방심해선 안 된다’는 채찍질과 경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12·19대선#김진표#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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