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당 대선후보 선출한 뒤 안철수와 단일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5일 03시 00분


김두관, 安겨냥 “모내기 안해보고 농사 잘 짓겠나”
朴, 민주 원내대표 당선

4일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2차 결선투표에서 유인태 후보를 누르고 선출된 박지 원 의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일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2차 결선투표에서 유인태 후보를 누르고 선출된 박지 원 의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일 민주통합당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민주당과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우리 당의 후보를 선출하고 우리 당의 후보가 국민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최선”이라면서 “그러나 그렇게 해도 안 원장의 지지율이 더 높다면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가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찬 당선자와도 교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이 당에 들어와 (대선후보 경선을) 하는 것이 좋지만 밖에서 하는 것도 괜찮다. 강요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先) 당 대선후보 선출, 후(後) 안철수와의 단일화’는 당의 핵심인 친노(친노무현) 그룹 좌장 격인 이해찬 상임고문과도 공감대를 이뤘다는 얘기다.
▼ 김두관 “黨, 후보키울 생각않고 외부로 눈길” ▼

이 고문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표 이해찬-원내대표 박지원 역할분담론’의 당사자로 차기 당대표를 노리고 있다. 이 고문은 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상임고문을 공공연히 거론한 터여서 ‘문재인-안철수’ 간 단일화를 상정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개혁모임’ 초청 강연에서 “민주당은 자기 당을 좋은 당으로 만들고 좋은 후보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며 외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안 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구애를 비판했다. 김 지사는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 모내기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내가 농사를 지었으면 잘 지었을 것’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유명하고 지지율이 높다고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안 된다”며 안 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정치를 준비한 사람, 국민 속에서 정치를 익힌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안 원장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자신과 안 원장 간 경쟁구도를 설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지사는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여부와 관련해선 “당적을 갖고 정치하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를 정하고 난 뒤 안 원장과 연대하거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원내대표처럼 ‘선(先) 당 대선후보 선출, 후(後) 단일화’를 상정하고 있지만 당의 경쟁력 있는 후보 선출이 더 중시돼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김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서는 “다음 달 말 고민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다음 달 19일까지 임기 절반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남 시군 순방이 끝난다”고 말했다. ‘6월 19일’은 대선을 정확히 6개월 앞둔 시점이다.

또 그는 “(대통령은) 역사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일이다. 그러나 경남도민과 한 약속, 신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70%가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데 밖에서는 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2010년 6월 경남지사 당선 뒤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던 만큼 대선 출마 명분 축적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4일 ‘민주당 정치 개혁모임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6월 말까지 대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4일 ‘민주당 정치 개혁모임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6월 말까지 대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 지사는 이날 강연에서 지사직 사퇴, 대선공약, 개헌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만약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지사직은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과의 정책 개발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환경미화원, 장애인, 무주택자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참여하도록 유도해 대선공약을 내놔야 한다”며 이를 위한 원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19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 노선에 대해선 “4·11총선은 중도로 가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진보와 개혁 의제를 제대로 담지 못해서 졌다. 진보개혁 노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현 정권과의 차별화에 전력을 다하며 부정과 비리에 매우 엄격한 모습을 보일 것이고 야당과의 정책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개혁모임은 이석현 의원이 주도해 결성한 모임으로, 야권의 대선주자들을 차례로 초청할 예정이다. 이날 모임엔 이 의원과 원혜영 오제세 설훈 의원 등 16명이 참석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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