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당권파인 NL계(민족해방계열)의 핵심 경기동부연합은 3월 중순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 사건 때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를 강력히 저지하다 실체가 일반에 알려졌다.
이 경기동부연합이 옛 민주노동당 NL계 핵심 인사들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일심회’ 간첩단 사건의 판결문에 적시돼 있음이 6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의 1심 판결문(2007년 4월 16일 선고)에 따르면 일심회 총책인 장마이클(장민호)과 조직원 손정목 등이 작성해 북한에 넘긴 보고서에는 ‘경기동부연합’ 또는 ‘경기동부’란 용어가 15차례 등장한다. 일심회 사건 수사는 2006년에 이뤄졌다. “경기동부연합은 이미 10년 전 해체된 조직”이라는 당권파의 해명과 달리 최소한 2006년까지는 조직이 존재했다는 얘기다.
판결문에 나오는 보고서에는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통진당 비례대표 5번 김제남 당선자와 서울 관악을의 이상규 당선자에 대한 언급도 있다. 다음은 장마이클 등이 북한 공작원에게 발송한 문건에 기술돼 있는 부분을 요약한 것. ○ 경기동부연합=200명의 활동가가 해마다 산행을 하며 동지애를 다지고 있는데, 이를 산악회로 전환해 운영할 수 있다. 경기동부는 이용대(2006년 당시 민노당 정책위원장)를 가끔 ‘수령’으로 묘사한다. 민노당 당직 선거는 지시 내용대로 관철시켜야 한다. 특히 당의 정책 작성 부문은 우리 기본 과업인 만큼 당직 선거를 계기로 당 정책위를 완전 장악하도록 해야 한다. 정책위원장으로는 경기동부의 이용대를 내세우고 그 밑에 우리의 영향하에 있는 사람들을 박아 넣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김제남=2001년 1월 서울에서 이진강(일심회 조직원)으로부터 김제남 등 시민단체 내의 조직원 포섭에 대한 보고와 함께 2002년(주체 91년) 신년을 맞아 김정일에게 충성의 신년 인사와 함께 김정일의 권위와 업적을 찬양하고 반미자주화 통일 투쟁에 진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충성 결의문을 받았다. 김제남은 2002년 초 이진강 동지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과업을 반미투쟁의 일상화, 대중화, 생활화로 설정하고 순례단을 이끌고 미군기지 지역을 순례했다. 이진강을 만나 중국 방문 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받은 내용대로 김제남에게 장군님의 위대성 고양, 백두산 삼대장군 사상 등을 집중 교양시키도록 지시했다. 2005년 11월 서울에서 이진강으로부터 ‘백두회’를 결성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저장된 플로피 디스켓을 건네받았다. 이진강이 김제남과 함께 시민단체 내 김정일의 영도를 실현하기 위해 한민전의 강령을 따르는 백두회를 결성했다는 내용이다. 조직에서는 김제남 동지를 통해 미제의 핵 잠수함 로스앤젤레스호가 남조선 진해항에 입항한다는 정보를 보고받았다. ○ 이상규=서울시당 당직선거에 ‘자주평등 기치 아래’ 노동자 출신 후보를 진출시키기로 하고, 사무처장에 이상규 등을 출마시키기로 했다. 이정훈(일심회 조직원·당시 민노당 중앙위원)으로 하여금 2006년 3월 2일 중국 베이징 시 차오양 구 소재 장성호텔에서 북한 공작원 김모 지도원 등을 만나 ‘민노당 서울시당 내에 소위 위대한 장군님의 영도를 실현하는 데 있어 이상규의 포섭 문제’ 등을 지시받았다. 이상규 등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장군님의 유일적 영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이상규 당선자는 전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임). :: 일심회 사건이란 :: 北 지령따라 국가기밀 누설… 大法서 전원 유죄
북한 지령에 따라 ‘일심회’를 구성해 국가 기밀을 누설하다 적발된 간첩단 사건이다. 2006년 국가정보원이 수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민노당 최기영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중앙위원의 경우 민노당 동향 자료를 북한에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자 전원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2008년 2월 민노당 임시당대회에서 PD계(민중민주계열)인 심상정, 노회찬 등이 ‘당의 종북주의 청산’을 요구하며 일심회 사건 관련자의 제명을 요구하다 NL계와 마찰을 빚었고, 민노당 분당 사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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