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첫해를 이끌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경선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6일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에 각각 남경필-김기현, 이주영-유일호, 이한구-진영 의원의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모두 ‘수도권-영남’ 또는 ‘영남-수도권’의 조합을 이뤘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4선의 이한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연말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올인(다걸기)할 것”이라면서 “공약의 입법화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경제를 아는 능력 있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이 의원은 또 “국회선진화법까지 통과됐는데 강한 투쟁력을 갖춘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건 앞뒤가 안 맞다”며 “대야 협상력과 투쟁력을 모두 갖춘 뱃심과 소신 있는 원내지도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옛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3선의 진영 의원을 선택했다. 진 의원은 친박 내부의 갈등으로 탈박(脫朴)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계파를 떠나 두루두루 원만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쇄신파의 추대로 원내대표에 나선 5선의 남경필 의원도 이날 러닝메이트인 3선의 김기현 의원과 함께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남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새누리당 최우선 목표는 대선 승리”라며 “총선 지지율인 49%+α로 대선에서 당당히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중도로의 외연 확대를 통해 대선 승리를 견인할 적임자임을 내세운 것이다.
남 의원은 강성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와의 대결에 대한 질문에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박 원내대표와는) 70대와 40대, 호남과 수도권, 동교동계와 쇄신파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돼 민주당이 걱정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러닝메이트로 친박계를 물색했지만 수석정조위원장 출신의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을 최종 낙점했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4선의 이주영 의원도 정책위의장 후보로 재선의 유일호 의원을 확정했다. 유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으로 당내 조세·재정·복지 전문가로 불린다. 두 사람은 이날 “성장과 복지의 정책 기조 속에 입법(이주영)과 재정(유일호)의 쌍두마차로 대선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쇄신파(남경필)-친박 성향 중립(이주영)-친박 핵심(이한구) 간의 대결 양상으로 짜였다. 하지만 계파 대결 양상보다는 지지세가 수도권(남경필)-대구·경북(이한구)-부산·경남(이주영) 등 지역별로 갈리는 가운데 결선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박근혜 위원장이 사실상 경선 불개입 의사를 밝혔고, 예전처럼 친박계의 뜻이 이심전심으로 한데 모아지는 것도 아닌 상황 때문이다. 19대 국회에서 친박 성향이 원내 다수를 차지한 데다 유력 원내대표 주자였던 친박 핵심 서병수 의원의 불출마로 ‘친박 친정체제’ 구축 메시지가 약해진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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