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당권파는 4, 5일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서 ‘국민보다 당원이 중요하고 사람, 동지에 대한 사랑이 시시비비보다 중요하다’는 극단적 온정주의를 드러냈다. 당내에선 과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같은 지하당 조직이 보여줬던 이념적 폐쇄성과 내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았던 독선주의를 당권파가 이번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민혁당은 당헌에 ‘동지를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목숨을 바쳐 조직을 보위한다. 혁명적 의리와 동지애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고 명시했다.
통진당은 9일 ‘정보 당국은 민혁당 조직이 재건된 것으로 보고 민혁당 세력의 핵심인 하영옥 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선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민혁당 재건에 연관됐는지 알 수는 없다”면서도 “북한의 3대 세습에 침묵하고 노골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외면하는 당권파들의 행태를 보면 이들이 과거의 낡은 이념과 단절했는지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당선자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송두율 선생의 내재적 접근론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3대 세습을 보편적 상식적 관점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논리다.
한편 민혁당 창당의 핵심이었지만 1997년 민혁당을 해체하고 전향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측은 “김 위원이 북한 인권과 민주화 관련 활동을 위해 미국 중국 등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1986년 ‘강철서신’이라는 주체사상 학습서를 펴내 학생운동권을 휩쓸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9일 한 방송에서 통진당 부정 경선과 관련해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를 떠올렸다”며 “당시 일부 재판을 제가 맡기도 했는데 투표 방식은 달라졌지만 대리투표라든가 사전투표는 그 당시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3·15부정선거는 최상 책임자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 아주 굉장히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경선 행태는 극단적인 진보 좌파들의 도덕적 타락, 위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고 지적했다.
1994년 “주체사상파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폭로했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은 라디오에서 “통진당 사태는 주사파와 관련이 있다”며 “케케묵은 선전 선동을 ‘진보’란 용어를 쓰며 국민을 속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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