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운동 김영환씨 中서 체포… 47일째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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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5일 03시 00분


80, 90년대 NL계 이끈 ‘종북 원조’ → 北실상 실망해 전향…
통진당 당권파는 종북 매달려 폭력사태 벌여
다른 한국인 3명도 붙잡혀… 中, 구금 이유도 설명 안해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49·사진)이 중국 다롄(大連)에서 체포돼 40여 일 동안 강제 구금돼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김 씨는 1980년대 이른바 ‘강철서신’을 통해 학생운동권에 김일성 주체사상을 퍼뜨린 인물로 NL(민족해방)계를 이끌며 1992년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결성했다. 그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까지 했지만 북한의 실상에 실망했고 1990년대 후반 대규모 아사(餓死) 사태를 접한 뒤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다. 이후 전향해 ‘시대정신’ 편집위원 등을 맡으며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개선에 전념해 왔다.

그러나 민혁당 출신 이석기 국회의원 당선자를 핵심으로 한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교조적인 종북에 매달린 채 비례대표 부정선거에 이어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를 벌여 ‘대한민국 진보를 죽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영환석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4일 “김 위원이 3월 23일 출국한 뒤 같은 달 29일 중국 국가안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격) 산하 랴오닝(遼寧) 성 국가안전청에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됐다는 것을 주선양(瀋陽) 총영사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현재 국가안전청 단둥(丹東)수사국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외에 유재길(44) 강신삼(42) 이상용 씨(32) 등 한국인 3명도 함께 체포돼 있으며 이들도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김 씨가 체포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외교소식통은 “중국 국가안전청이 개입한 이상 사건이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기소단계 전으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선양 총영사관은 지난달 26일 김 씨를 한 차례 영사 접견한 상태지만 중국 측은 다른 한국인 3명은 영사 접견조차 허용하지 않았으며 이들의 구금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정보당국도 김 씨 등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중국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고 강제구금 중인 한국인들에 대한 영사 접견과 가족 면회를 즉각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 최홍재 대변인은 “김 위원이 중국에서 북한 인권사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것이 국가안전위해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그동안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더는 ‘조용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의 체포 및 구금 사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영환#강제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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