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노건평, 실소유 추정 회사서 9억 횡령 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70·사진)에 대한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창원지검 특수부는 노 씨의 변호사법 위반 외에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창원지검은 16일 “노 씨가 실제 소유주로 보이는 K사(대표 이모 씨)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사들인 땅을 개발해 매각한 뒤 9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표의 용인 아래 개인적으로 쓴 것이므로 업무상 횡령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K사가 2006년 1월 박 회장으로부터 경남 김해시 진영읍 토지 5000m²(약 1500평)를 5억4000만 원에 사들여 공장을 지은 뒤 2007년 5월 33억 원에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24억 원은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고 나머지는 노 씨 계좌에 입금됐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 씨는 이사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K사 ‘회장’으로 불렸다”며 “이 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 씨는 2002년 박 회장으로부터 “태광실업 소유 진영읍 토지 2만5000m²(약 7570평)를 40억 원에 처분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2만 m²(약 6060평)는 2005년 말까지 7차례에 걸쳐 팔아 매각 대금 34억6000만 원을 태광 측에 입금했으나 5000m²가 팔리지 않자 K사 명의로 인수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 측은 “모든 거래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17일 오전 노 씨를 재소환해 부동산 거래 부분을 조사할 예정이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