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종북-폭력의 그림자]‘반쪽 비대위’… 2주 뒤엔 그나마 ‘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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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민노총 찾아간 강기갑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통진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노총 찾아간 강기갑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통진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30일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파워시프트(권력이동)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비당권파의 지원을 받아 쇄신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국회 개원 후에는 국회의원을 많이 배출한 당권파에 힘이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19대 당선인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며 최루탄을 터뜨린 김선동 의원(전남 순천-곡성)을 비롯해 김미희(경기 성남 중원) 이상규(서울 관악을) 오병윤 당선인(광주 서을) 등 지역구 4명과 비례대표 이석기(2번) 김재연 당선인(3번) 등 총 6명이다. 당권파가 비례대표로 영입한 정진후(4번) 김제남 당선인(5번)을 범당권파로 분류하기도 한다. 당 전체 의석은 13석이다.

의석에서 우위를 앞세운 당권파는 재선인 김선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만들어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앙위원회 전자투표의 효력을 꼬투리 잡아 2주만 더 버티면 당권파 비례대표 당선인들의 원내 입성과 당권파의 원내 장악이 동시에 이뤄지는 셈이다. 국회가 열리면 현실적으로 힘은 의원들에게 실릴 수밖에 없다.

강 위원장은 16일 비대위 1차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위원장을 포함한 9명 가운데 비당권파 5명의 명단만 발표했고 당권파 몫 1명과 노동계 등 외부 인사 3명의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반쪽 비대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머지 4명의 비대위원은 이르면 18일 발표한다.

공동집행위원장에는 국민참여당 출신 권태홍 선대위 전략기획위원과 민주노동당 부산연합 출신 민병렬 부산시당 위원장이 임명됐다. 대변인은 민노당 인천연합 출신인 이정미 전 선대위 대변인이 맡았다. 이들은 비대위원을 겸한다. 진보신당 탈당파인 이홍우 선대위 전략기획위원도 합류했다.

당권파인 이상규 당선인은 강 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 참여를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 당선인이 화합형 비대위에 당권파 비당권파가 동등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등 여러 조건을 내걸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강기갑 비대위의 첫 안건은 경쟁 부문 비례대표 후보 14명의 사퇴다. 강 위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30일까지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오늘 중 1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만나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면담은 불발됐다.

강 위원장은 이날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을 방문해 비대위 참여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실망을 넘어 분노스럽다”며 “봉합 비대위가 아니라 가죽까지 새로 한다는 각오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통진당에 대한 지지 철회 및 집단 탈당 여부를 논의한다. 강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비대위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비대위 참여를 거부한 당권파는 ‘당원 비대위’를 구성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각각 비대위를 구성할 경우 통진당은 ‘한 지붕 두 가족’ 상태가 되며 최악의 혼란 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통합진보#강기갑#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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