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KBS, MBC, SBS 방송 3사 공동 주최로 열린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후보 8명이 토론회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용식 김한길 조정식 강기정 이해찬 추미애 이종걸 우상호 후보. 민주통합당 제공
17일 KBS와 MBC, SBS 등 방송3사 공동 주최로 열린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거 후보자의 첫 TV토론회에선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해찬 후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후보들은 ‘이-박 연대’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선택해 질문하는 ‘주도권 토론’에선 후보 8명 중 5명이 이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 후보와 김한길 후보 사이의 입심 대결도 볼거리였다.
김 후보는 초반부터 “총선 실패는 계파공천에서 시작됐다고 하면서 패권적인 계파정치에 기대려는 사람이 있다”며 “밀실에 앉아서 당신이 무슨 자리, 내가 무슨 자리 한다고 하는 건 당원과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다. 아직 정신 못 차렸다며 혀를 차실 것”이라며 이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가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때라고 하면서 도리어 당 위기를 몰고 왔다. 담합 이후 당 지지율은 7∼8% 급락했다. 문재인 상임고문 지지율도 한자리 숫자로 내려앉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로 편가르기 위한 게 아니다”며 “나쁜 언론이 이간하는 용어에 세뇌돼 물들지 말고 동지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총선 뒤에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모든 힘을 합쳐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까 말까 하다. (당에) 중심적인 리더십이 없다고 한다. 후보들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그러지 말고) 존중해서 풀어가야 다른 세력과도 연대할 수 있다”며 화합을 내세워 다른 후보들의 비난을 피하려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발언 도중 “됐습니다”를 연발하며 말을 끊었고 이 후보는 얼굴을 붉히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상호 후보를 겨냥한 듯 486 정치인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종걸 후보는 총선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았던 우 후보에게 “총선에서 패했는데 전대에 출마하는 게 맞나. 486정치에 대해 ‘숙주정치’란 말이 있다”고 공격했다. 기업인 출신의 문용식 후보는 “군사독재와 맞서 싸웠던 것을 훈장처럼 내걸고 있다. 정치권에서 급격히 기득권화됐다”고 몰아세웠다.
우 후보는 “진심으로 반성한다. 권력에 취한 게 아닌가 생각하며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조정식 후보는 논란이 된 ‘지역순회 투표 결과 현장공개’ 방침에 대해 “(특정 지역을) 먼저 개표하면 표심이 왜곡되는 측면이 있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방식은 이해찬 후보에 유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음 달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선 5명이 대표 및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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