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의 탈당으로 당내 무게중심이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인제 비대위원장은 21일 비대위원-당선자 연석회의에서 이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론이라 믿고 그분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께서는 이제 당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나라의 큰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전 대표에게 별도의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제 비대위’는 2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개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새 당명안을 의결하는 데 이어 24일에는 ‘법질서 확립’ 등 보수 가치보다 ‘두루 잘 사는 나라’ 등 복지를 앞세운 정강정책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와 심대평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대부분이었던 당협위원장에 대한 교체도 대부분 마무리했다.
이 위원장은 아직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당 조직정비, 당명 및 정강정책 개정 등 일련의 쇄신 작업이 당권 도전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명 변경으로 ‘이회창당’의 흔적을 지우고 전대를 통해 당 대표 자리에 오를 경우 선진당은 명실상부하게 ‘이인제당’으로 바뀌게 된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려는 건 아닌 것 같다. 보수 재집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보스가 떠났지만 당장 당 밖에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라 예상보다 잠잠한 분위기”라면서 “여야 간 일대일 대선 구도가 형성될 때까지 당내에서 관망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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