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와 지도부가 28일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총출동해 ‘불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민주통합당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 등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와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는 여야 지도부와 일부 불자 정치인만 모습을 나타냈다.
박 전 위원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부처님께서 마음으로 켠 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우리 마음에 연등을 하나하나 켜는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더 밝고 따뜻한 사회가 되도록 힘을 합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불자가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박 전 위원장을 보기 위해 몰리면서 한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김 지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 국민의 소원이 다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으며 임 전 실장은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어 이제는 대화와 화합을 할 때”라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은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누리에 펼쳐지길 바란다”고 했으며 정 상임고문은 “불교계에서 어려운 국민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조계사 대신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 내 수국사 삼보사 삼천사 진관사를 차례로 찾았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행사장에서 자리를 바꿔 앉아 눈길을 끌었다.
주최 측은 박 전 위원장의 자리를 맨 앞줄 김 지사와 정 상임고문 사이에 배치했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옆으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행사장에 들어서며 자신의 이름이 붙은 자리를 발견하고 “아유, 당 대표도 아닌데…”라면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공식 직함이 없어 앞줄에 앉는 게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이어 뒷줄에 앉은 친박(친박근혜)계 불자인 정갑윤 국회예산결산특위 위원장에게 요청해 자리를 맞바꿨다. 뒤늦게 도착한 김 지사는 이를 보고 박 전 위원장에게 앞으로 오라고 권하기도 했으나 박 전 위원장은 법요식을 마칠 때까지 뒷줄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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