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박지원 상견례 뒤 20일째 한 번도 안만나
못열면 시작부터 위법이지만 “서두를 필요없다” 기싸움만
‘혹시나’ 기대했던 19대 국회의 출발은 ‘역시나’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커졌다. 30일부터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기 개시 후 7일째인 6월 5일까지는 국회의장단을 선출해야 하고, 상임위 구성은 의장단 선출로부터 3일 후인 8일까지 마쳐야 한다.
그러나 법 규정 시일을 맞추기 위해 한창 협상을 벌여야 할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0일 상견례 이후 20일 동안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29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민주통합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양당 원내 사령탑은 19대 국회 개원과 관련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여야 모두 원 구성 협상에 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치권에서 다음 달 8일 이전에 상임위 구성을 마칠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야 원 구성 협상의 쟁점은 상임위원장 배분과 청문회 및 국정조사 조율이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의석 비율에 따라 새누리당 10명, 민주당 8명으로 하자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여야 의석 비율이 비슷하니 여야 9명 동수로 구성하자고 맞서고 있다. 야당 몫 한 자리는 통합진보당에 줄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새누리당은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언론사 파업 국정조사 여부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밀릴 수 없다”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다 전당대회 일정 등으로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새누리당 내에선 “국회가 빨리 열리면 야당에 현 정권 공격의 장만 만들어주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당 지도부 선출 경선에 신경을 쓰느라 원 구성 문제는 뒷전이다.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박 원내대표는 전국을 돌며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고 당 회의에서도 연일 전대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자랑만 늘어놓고 있다.
여야 협상을 통한 원 구성 관행이 정착된 13대 국회 이후 개원하는 데 평균 54일이 걸렸다. 18대 국회는 무려 89일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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