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한 중앙일간지 기자를 이렇게 윽박질렀다. 김 의원은 민주당 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의 핵심 측근이자 경선 캠프 대변인이다. 국회의원이 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김 의원의 이런 태도는 ‘주군’인 이 의원과 흡사하다.
‘버럭해찬’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이 의원이 언론에 대해 폭언을 퍼붓거나 기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뉴스도 아니다.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 국회 로비 등에서 질문을 받을 때면 “길바닥에선 인터뷰 안 한다”고 무안을 주거나 질문하는 기자에게 “매체부터 밝히라”고 하기 일쑤다.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불만에 대해선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라고 뭉갠다. 5일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진행자의 질문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일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이 후보의 적대적 언론관은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면 보수언론이든 진보언론이든 가리지 않고 독설을 내뱉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보수·진보 언론 모두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던 지난달 17일 이 후보는 방송 3사 주최 당 대표 후보자 TV토론에 출연해 “나쁜 언론이 이간하는 용어에 세뇌돼 물들지 말아야 한다”며 ‘잘못은 모두 언론 탓’이란 특유의 언론관을 드러냈다.
사실 이 후보의 이런 언론관은 뿌리가 깊다. 2004년 10월 국무총리로 유럽 순방 도중 그는 수행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동아 조선은 내 손안에 있다, 더이상 까불지 말라”는 표현까지 쓰며 언론사를 위협한 적도 있다. 총리 청문회 당시엔 ‘잘못된 기사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모 중앙지 취재기자의 뺨을 때린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러한 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정치 입문 후 이 의원의 경력은 누구 못지않게 화려하다. 6선 의원에다 52세에 ‘실세 총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를 ‘지도자감’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당장 당 대표 경선에서도 고전하고 있지 않은가. 왜 그럴까? 이 의원은 곰곰이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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