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 등 선거권 박탈
당권파 ‘김선동 카드’ 빨간불
李-金 “이의신청 등 모색”
‘머리끄덩이女’ 등도 징계 대상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는 7일 비례대표 사퇴를 거부해 전날 제명(출당)을 결정한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4명에 대해 “오늘부터 당원 자격이 정지된다”고 밝혔다.
이정미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김 의원과 조윤숙, 황선 후보에 대한 서울시당 당기위의 징계 의미에 대해 “당원으로서의 의무와 권리 전체가 자격정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네 사람이 일체의 당 공식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이, 김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이나 당직 선거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는 향후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을 위한 초벌 논의라도 시작해야 할 때”라며 혁신비대위가 국회 원구성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개원준비단장인 당권파 김선동 의원이 5일 이, 김 의원이 참석하는 의원단총회를 소집하는 등 ‘사실상 원내대표’로 행동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김선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려던 당권파의 전략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총선 직후 소속 의원 수에서 다수파로 분류됐던 당권파가 두 의원의 ‘당원자격 정지’로 소수파가 돼서다.
혁신비대위 산하 ‘당 중앙위 사태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날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5·12 중앙위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한 16명의 신원을 파악해 소속 시도당 당기위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폭력을 행사한 13명에 대해선 제명 등 엄중한 징계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일명 ‘머리끄덩이녀’로 불려온 경기도당 여주-이천지역위원회 소속 박모 씨도 징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갑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해 “의원직을 던지고 통진당 당원으로 남아 달라. 지금이라도 사퇴한다면 중앙당기위를 통해 당원으로 남을 기회가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제2의원회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당 당기위의 제명 결정에 대해 “계엄하의 군사재판도 이렇게 처리하지 않는다. 제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시국재판도 해명과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다”고 반발했다. 평소엔 법원의 판결 내용 자체도 인정하지 않던 그가 필요할 땐 ‘계엄하 군사재판’까지 끌어들이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는 당의 제명 결정에 항의하듯 당 배지와 당의 상징색인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또 이 의원은 ‘제명 결정과 상관없이 의정활동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국민이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는 게 의무”라고 답했다.
김재연 의원은 조, 황 후보와 함께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독재정권의 사법부에서나 있을 법한 정치적 살인행위”라며 당기위의 결정을 비난했다. 이 의원 측이 앞서 당기위 결정을 “이적 행위에 가까운 정치살인”이라고 표현한 것과 그대로 닮았다. 김 의원 역시 보라색 블라우스 차림이었다.
두 사람은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이의신청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말했다. 이의신청 기한이 20일까지인 만큼 충분히 시간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이날 당권파 당원 3명이 당과 강기갑 위원장을 상대로 낸 중앙위 결의효력정지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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