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비박(비박근혜) 진영 대선주자들이 요구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사실상 거부하자 비박 진영은 의원연찬회 참석 거부로 맞불을 놓았다. 비박 진영은 ‘경선 보이콧’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기에 앞서 황우여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 김용태 의원, 정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 등은 8일 충남 천안시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연찬회에 불참했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의원연찬회 보이콧’을 선언한 뒤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지 않으면 경선 자체가 무산되는 파국적 상황이 올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 집 민주화도 못하면서 남의 집 경제민주화를 운운하는 작금의 사태에 한심함을 느낀다”며 “야당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단일화 대하드라마를 펼치는데 (새누리당은) 모노드라마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박 진영은 “황 대표를 만나 강력히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겠다”며 “이번 주말 안에 면담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현 당헌·당규대로 대선 경선을 치를 경선관리위원회를 11일 출범시킬 계획이다.
비박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타임머신을 탄 느낌이다. 일사불란한 충성의 덕담들. 뻔한 시나리오를 들고 흥행하겠다니 참…”이라고 적었다. 김 지사는 “일방적으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하는 방향으로 가면 국민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근혜 사당화’의 길을 가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대선 경선을 런던 올림픽(7월 27일∼8월 12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당 지도부는 이기는 경선을 할지, 지는 경선을 할지 성찰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의원연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헌을 1년 전에 바꾸면 몰라도 지금 바꾸라면 내가 비난을 받는다”며 “현행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 대선주자들의 반발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황 대표는 “이번 주말 비박 대선주자들을 직접 만나려고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경 연찬회장을 찾았다가 1시간 반 만에 서울로 돌아갔다. 그는 비박 대선주자들의 반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날 의원연찬회에선 ‘미래세대에게 듣는다’는 주제로 10∼30대 강사들이 강단에 섰다. 고교를 자퇴하고 대안학교인 ‘희망의 우리학교’를 설립한 최훈민 군(18)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이시우(27) 신현섭 씨(29)는 지방대 출신에게 높은 취업 장벽의 문제점을 토로했다. 또 프로게이머 출신 김동신 씨(33)는 글로벌 디지털 세상에서의 도전 스토리를, 엄지 씨(26·여)와 김지효 씨(19·여)는 꿈을 이루기까지의 도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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