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사일 北전역에 닿도록 사거리 늘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1일 03시 00분


美하원 아태소위 위원장 ‘지한파’ 만줄로 의원 인터뷰

도널드 만줄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공화·일리노이·사진)은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위협이 상존한 상황에서 한국 미사일이 북한 전역 어디라도 미칠 수 있도록 사거리를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0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지한파인 그는 8일(현지 시간) 미 하원 레이번빌딩 2228호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등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동해-일본해 병기, 의회 관철 쉽지 않아

―6일 열린 하원 청문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 동해와 일본해로 병기하자고 했는데….

“일본이 이름을 바꾸기 전까지는 항상 동해로 불렸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동해라고 표현하는 게 옳다. 어떤 지구본이나 지도를 보면 일본해라고 써놓고 괄호 안에 ‘동해’라고 표시하고 있다. 병기하는 것이 양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의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 있나.

“의회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이번 회기에선 이 문제를 논의할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키기에는 시간이 없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일본인들이 거세게 로비하면 의회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로 한미 국방당국이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북한 미사일은 지금 거의 세계의 절반에 도달하고 있다. 세계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가 지금처럼 제한돼서는 안 된다. 한국은 미사일 사거리를 자체적으로 연장할 기술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미국이 미사일이나 무인정찰기 등 첨단 무기를 한국에 파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의 방위 방어선을 넓히고 한반도를 더욱 안전하게 하기 때문에 당연히 찬성한다. 한국은 과학기술 분야의 선진국인데도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무인정찰기를 갖지 않은 것에 놀랐다. 다만 자체적인 무인정찰기 생산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채널A 영상] 北 미사일 최대 사거리, 南의 22배

한국 종북의원 충격… 北인권유린 지지하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나.

“3차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대화 노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협정을 어기고 핵실험을 하는 북한과는 상대할 수 없다.”

―북한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지 못했다. 폭압적인 인권 유린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방한 때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남아 있었다. 김정은이 주민을 위한다면 오랜 독재정권을 유지할 게 아니라 한국의 번영에서 배워야 한다.”

―최근 친북 성향 주사파 출신들이 한국 국회에 입성했는데….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북한의 가난을 옹호하고 인권 유린을 지지하는 것인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어떤 목소리도 허용하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한국에서 다수를 반영하는 목소리가 아니기를 바란다.”

한미 FTA 재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

―한국 야당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에 불리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의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던 사례는 드물다. 나는 자유무역의 강력한 지지자로 법안 통과에 찬성했다. 한미 FTA는 두 나라에 모두 이득이 되기 때문에 재협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美당국자들, 한국 핵연료 재처리 허용해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한미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공화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롬니 후보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선진 현대기술로 핵연료 재활용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많은 미 당국자들이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에 반대하는데 이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의 뛰어난 제조업 기술과 안전에 대한 확고한 인식, 개방성을 생각하면 자체적으로 재활용 기술을 갖춰도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민주주의와 자유, 희망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한반도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남한의 도시는 불빛으로 환하지만 북한은 어둠에 고립돼 있다. 한국의 어머니와 아버지들이 열심히 일하고 희생한 덕분이다. 한미 양국은 동맹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항상 보살피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살아 숨쉬는 기관(organism) 같은 것이다. 한미동맹이 없으면 미국은 번영할 수 없다. 미국도 이를 인정할 때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북한#미사일#아태소위#지한파#만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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