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문제가 국제적 측면의 사안이라는 점은 오랫동안 정립된 관행이자 정책입니다. 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조약이나 회의 등은 항상 인권에 관한 상황과 조건들이 국제적인 우려 및 관심사임을 분명히 밝혀왔습니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사진)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내정간섭 또는 외교적 결례라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국내 야당의 일부 인사는 최근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다른 나라의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라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킹 특사는 “북한도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 등에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했다”며 “이처럼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아주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인권연맹 등 세계 3대 인권단체를 포함한 국내외 40여 개 인권단체가 지난해 9월 설립한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의 북한 정치범수용소 조사 움직임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유엔인권이사회가 특별 절차를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조사하는 문제가 이번 주 제네바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특별절차보고관들이 모여 논의하는 이 사안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이 이런 절차를 거쳐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제네바 협의 결과에 따라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유엔 차원의 조사 문제가 국제사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통일연구원이 14일 개최하는 인권포럼 참석과 한미 당국 간 협의를 위해 방한한 킹 특사는 신숙자 씨의 두 딸을 한국에 데려오는 문제에 대해 “신 씨의 남편인 오길남 씨를 미국과 벨기에에서 만난 적이 있어 이 사안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정부를 도와줄 의향이 충분히 있고 이런 의사를 한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가안전부에 구금된 김영환 씨 문제에 대해서도 “오늘 한국 정부 관계자와 관련 비정부기구(NGO) 단체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그가 한국 국민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다룰 문제이지만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미국 정부가) 협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킹 특사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9일 “핵실험이나 연평도 포격전 같은 대남 도발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평가하는 것은 늘 어려운 문제”라고 전제한 뒤 “북한이 핵실험 의도가 없다고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이 꼭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앞두고 미-북 간의 접촉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북한이 (2·29 북-미 합의를 깨고) 3월에 급작스럽게 도발한 이후에는 미국과 북한 간에 진지하게 협의하는 것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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