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에 끌려가나”… 非盧, 이해찬 플랜에 뿔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손학규측 “단일화, 상황 봐야”… 김두관측-정동영 “自强먼저”
정세균 “安, 들어와 검증해야”… 김한길 “뻔한 스토리-전략”
문재인측은 “경선 룰-시기 선수가 언급할 사항 아니다”

민주 새 지도부, 5·18 묘역 참배 이해찬 대표(왼쪽) 등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가 1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한 뒤 강운태 광주시장(오른쪽), 박준영 전남지사(왼쪽에서 세 번째)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민주 새 지도부, 5·18 묘역 참배 이해찬 대표(왼쪽) 등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가 1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한 뒤 강운태 광주시장(오른쪽), 박준영 전남지사(왼쪽에서 세 번째)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제시한 ‘대선 플랜’을 두고 당내 대선주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문재인 상임고문 측은 13일 “경선 룰과 시기는 선수가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면 손학규 김두관 정동영 정세균 등 다른 대선주자들은 “당의 자강이 우선인데 지나치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의식하고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11일 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7월 당 대선후보 경선 룰 확정→9월 중순 당 대선후보 선출→11월 초순 당 밖 후보(안 원장)와의 단일화→12월 19일 대선이란 로드맵을 제시했다.

▶본보 13일자 A1·4면 참조… 이해찬 대표 ‘대선플랜’ 밝혀… “판세, 강원 빼고…”

이 대표의 제안에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은 경선 시기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이다. 당내 경선이 흥행하려면 런던 올림픽(한국 시간 7월 28일∼8월 13일) 후에 시작해야 하지만 제대로 된 대선후보 검증과 명절 구전(口傳) 효과를 위해선 추석(9월 30일)까지는 경선을 마쳐야 한다는 현실론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최고위원들이나 대선주자들과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 대표가 로드맵을 제시한 건 적절치 않다는 불만이 많았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뻔한 스토리와 뻔한 전략으로는 흥행에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 고문 측은 “경선과 관련한 부분은 대선주자들이 룰 미팅 등을 통해 조율해 가는 것”이라며 “로드맵이라고 자꾸 언론에 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기를 정해 놓고 단계별로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정치공학적 접근’이란 비판도 나왔다. 정동영 고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몇 월에 뭘 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정치공학적 접근 방식보다는 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 고문 측은 “경선 룰은 당의 공식적인 논의를 거쳐서 확정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당내 경선 일정을 논의하는데 당 밖의 안 원장을 자꾸 거론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손 고문 측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는 그때 상황을 봐서 해야지 우리가 먼저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당이 좋은 후보를 내서 열심히 경쟁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김 경남도지사 측도 “김 지사가 줄곧 얘기해온 것이 바로 ‘자강’”이라며 “대선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 우리 당에서 최강 후보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세균 고문은 “대선이 몇 개월 남지 않은 만큼 안 원장이 대통령을 하고 싶다면 먼저 당에 들어와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선주자들의 이런 반응은 ‘11월에 단일화를 한다’고 시기를 못 박아 놓으면 자칫 안 원장의 페이스에 끌려갈 수 있고, 안 원장에 대해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시간이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4·11총선에서 전패했던) 강원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선 굉장히 좋다. 우리가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직설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손 고문 측은 “설령 사실이 그렇더라도 그렇게 말해서 되겠느냐. 겸손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총선에서 왜 졌는지 생각해보고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고문은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주통합당#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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