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日군사협정 체결 압박… 정부 곤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2+2회의서 안보협력 촉구金외교 “국민 정서상 문제”

미국이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에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교착상태에 놓인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한 일본과의 첫 군사협정 체결을 놓고 한국은 앞에선 국내 여론의 반대에, 뒤로는 미국의 압박에 샌드위치가 된 형국이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미국이 2+2 회담에서 한일 간 GSOMIA를 조기에 체결했으면 하는 뜻을 우리 측에 밝혔다”며 “미국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국제안보의 중심축을 동북아로 옮기면서 한일 간 공조를 크게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담에서 “GSOMIA의 경우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 정부가 5월 말 체결하려던 이 협정은 정치권 일부와 시민단체의 반발로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박지원 민주통합당 대표가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협정 체결에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 뒤 김관진 장관의 일본행은 전격 취소됐다.

정부 당국자들은 “시기만 좀 늦춰졌을 뿐 GSOMIA는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GSOMIA 추진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갈등이 잇달아 불거지는 상황에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의 대선 준비가 본격화하면 민감한 대외적 이슈를 추진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미국#한일#군사비밀보호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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