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업체, 여론조사 조작의혹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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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무슨 생각? ‘애국가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무슨 생각? ‘애국가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운영했던 여론조사업체인 사회동향연구소가 주요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진보세력 후보에게 유리하게 유권자 여론을 왜곡하거나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동향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내용 가운데 다른 기관의 자료와 차이가 많아 결과적으로 선거 국면에서 진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통상 특정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밴드왜건 효과(특정 경향에 편승하려는 효과)’로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10년 7·28 재·보궐선거 직전인 18일 사회동향연구소는 당시 광주 남구에 출마한 오병윤 민주노동당 후보가 35.5%의 지지율로 장병완 민주당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비민주당 단일후보로 출마했던 오 후보 측은 “단일후보로 결정된 이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로, 남구에서 단일후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이 조사 결과를 홍보에 활용했다. 그러나 18∼20일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서는 장 후보가 40.1%의 지지율로 오히려 오 후보보다 15.4%포인트나 크게 앞섰다. 개표에서 장 후보가 55.9%의 득표율로 44.1%를 보인 오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 업체는 4·11총선을 앞두고도 통진당 광주시당의 의뢰로 광주 북을 지역 여론조사를 실시해 3월 18일 발표했다. 윤민호 통진당 후보가 21.6%의 지지율로 무소속 김재균 후보(14.3%)를 제치고 임내현 민주통합당 후보(38.1%)를 추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사결과가 나오자 윤 후보 측은 보도자료까지 내 “임 후보를 맹추격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달 24일과 25일 광주방송과 광주일보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서는 임 후보가 43.2%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김 후보(20.7%)가 뒤를 이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16.5%로 3위였다. 4월 1, 2일 전남일보와 한백리서치가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3위였다. 실제 개표 결과 임 후보는 1위로 당선됐고, 윤 후보는 3위에 머물렀다.

사회동향연구소가 2월 민주노총 조합원 2만39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례대표 집중 투표 방침’ 설문조사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조사에서 통진당이 79.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결과가 나타나 민주노총 내에서도 “설문조사 참가자를 표본추출도 없이 희망자 모집을 통해 선정하는 등 조사 자체에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현재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이 “4·11총선 직전 사회동향연구소에서 한 여론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석기 의원과 김선동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집중 조사 중이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총선을 일주일 앞둔 4월 초 지방일간지와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는 김 후보와 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같은 시기에 실시된 사회동향연구소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9.2%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순천=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이석기#여론조사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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