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학회 학술대회서 강원택 서울대 교수 주장
대표 정치인 호감도에 좌우… 여야 1대1 대결땐 박빙승부
4·11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이미 12월 대선을 의식하면서 투표를 했기 때문에 대선도 총선 결과와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새누리당에 불리할 것으로 보였던 총선 결과가 예상과 크게 달랐던 것은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부 심판 같은 ‘회고적 투표’가 아닌 차기 권력을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를 고려한 ‘전망적 투표’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는 22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정당학회(회장 이현출) 주최 학술대회에서 “대부분의 유권자는 이미 12월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한 상태이고 지지층도 결집돼 있다. 총선 결과 속에 대선 전망이 녹아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동아시아연구원(EAI)과 한국리서치 등이 총선 전후 두 차례 실시한 패널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에 투표한 유권자 599명 중 43.4%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음에도 새누리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권자들은 이념 성향이나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당 일체감(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친밀감)’과 총선 당시 여야를 대표한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가 선택을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정치인 중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대한 호감도는 총선에 영향을 미친 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총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정부를 싫어하지만 박 전 위원장에게 호감을 느끼고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공감하는 유권자들이 결집해 새누리당에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의석수에서 민주당을 크게 앞섰지만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을 비교하면 범여권 보수성향표(새누리당+옛 자유선진당)와 범야권 진보성향표(민주당+통합진보당)의 비율은 46.03% 대 46.76%의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대선에서도 여야 후보의 일대일 대결에서 비슷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연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올해 대선의 ‘시대정신’에 대해 “민주적 가치를 정치 분야뿐 아니라 사회·경제 분야까지 확대 적용하는 ‘참여민주주의적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공익을 명분으로 관료적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 외에 시민사회가 국가와 시장을 견제하는 구조를 만들 것을 제안하면서 ‘시장의 자유’보다는 ‘시민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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