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국방대 내 6·25전쟁 참전기념탑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수교 50년 만에 처음 콜롬비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의 첫 일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헌화, 묵념 후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부동자세로 기념탑의 구리판을 응시했다. 전사자 213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었다. 방명록에는 “여러분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썼다. 콜롬비아 정부는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6·25 참전국으로 군인 5300여 명과 프리깃함(2000t) 1척을 보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추념식 참석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6·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을 방문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보은 외교’를 마무리 지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역대 대통령은 도시국가인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15개국을 방문해 헌화하거나 참전용사의 희생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참전국 가운데 13개국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첫 방문국이었다.
이 대통령은 참전용사와 그 가족 200여 명과 만찬을 함께하며 감사의 뜻을 거듭 전했다. 인사말에서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많이) 피를 나눈 형제국가”라며 “여러분의 힘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었다. 여러분 덕분에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6·25)전쟁이 일시 중단된 상태로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북한의 도발에는) 싸워서 이기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더 큰 목표는 전쟁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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