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3선 정두언 의원은 최근 모친상을 당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치인들이 대거 빈소를 찾았는데, 유독 눈에 띄는 문상객들이 있었다. 김기용 경찰청장, 김용판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간부들을 이끌고 조문했기 때문이다. 18대 국회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정 의원의 상가(喪家)에 경찰 고위층이 대거 방문한 것에 대해 국회 안팎에서는 정 의원이 경찰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장에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정 의원은 정작 행안위원장보다는 기획재정위원장이나 정무위원장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2일 국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 속에 누가 상임위원장이 될 것인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8개 상임위(겸직 가능 4개 상임위 포함) 위원장을 10 대 8로 배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양당의 3선 이상 중진들은 각기 원내지도부에 희망 상임위원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경우 1, 2, 3지망을 적어냈다. 상임위원장은 대체로 3선 의원이 맡고, 같은 3선일 경우엔 나이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지역 안배와 전문성을 따지기도 한다.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8일 “현재 막바지인 개원 협상에 집중하느라 상임위원장 인선 작업은 시작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하는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려는 중진 의원들의 물밑 경합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최근 여야 의원들과 보좌진, 각 당 사무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상임위원장 예상 명단’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퍼졌다. 관련 부처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민간기업 직원들까지 이 명단을 얻기 위해 분주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김태환, 정희수 의원은 당초 국토해양위원장을 희망했다. 정 의원은 “4대강 사업, 인천공항 및 KTX 민영화, 화물연대 파업 등 민감한 관련 현안이 많은 상임위가 야당에 넘어간다면 정치 공세에 이용될 수 있다”며 국토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원내지도부에 전달했지만 여야 협상 과정에서 국토위원장이 야당 몫으로 정리됐다. 김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과 정무위원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방위원장은 김 의원 외에도 장윤석, 주호영, 한선교 의원 등이 희망해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강길부, 최경환 의원은 재정위원장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황진하 의원은 국방위원장을 놓고 경합 중인데, 두 의원은 정보위원장 후보로도 거명되고 있다.
민주당은 3선 이상이 27명으로 위원장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박영선 의원이 법제사법위원장에, 강창일 의원이 지식경제위원장에, 주승용 의원이 보건복지위원장에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생인 박 의원은 연공서열만 따질 경우 위원장을 맡기는 무리지만, 법사위 간사로 맹활약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을 맡기 위해 6·9전당대회에도 출마하지 않는 등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야당 몫 국토위원장으론 오제세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의원 중 연장자인 최규성, 김춘진 의원도 상임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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