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단, 분야별 트로이카체제로… 견제와 균형의 용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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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9일 03시 00분


윤곽 잡아가는 朴의 사람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박근혜 선거 캠프의 실무는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유승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의 투톱 체제였다. 5년 뒤 2012년 박근혜 캠프의 실무 총괄은 사실상 최경환 의원이 맡는다. 최 의원은 2007년 당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지만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표 시절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을 지낸 두 사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역할이 적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이번 캠프에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합류하지 않는다.

경선 캠프를 포함해 당과 외곽조직까지 ‘박근혜 사단’의 위용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박 전 위원장 곁에 포진한 핵심 인물들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보면 본선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분야별로 당과 캠프, 외곽조직까지 포함된 ‘트로이카’ 체제가 구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최경환 라인 부상

“친박은 최경환 라인과 유승민 라인으로 나눌 수 있다”(한 친박 의원)고 할 정도로 두 의원은 친박 진영 내에서 비중이 크다. 요즘 두 의원 사이에선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그만두고 박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과정, 4·11총선 공천 과정, 총선 이후 새로운 당 지도부 내정설을 둘러싸고 두 사람은 서로 갈등하며 멀어져갔다. 유 의원은 최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을 잘못 보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최 의원에게 캠프의 홍보 총괄 역할을 맡겼다. 박 전 위원장의 약점인 ‘불통’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언론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최 의원의 강점을 살린 것이다. 최 의원과 가장 가까운 의원인 윤상현 의원을 공보 담당으로 서로 호흡을 맞추게 했다. 언론인 출신의 이상일 의원을 포함해 3명이 ‘홍보 트로이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위원장이 유 의원의 논리적이면서도 빠른 정무 판단, 개혁적인 정책 마인드 등의 장점을 감안해 본선 국면에서 그를 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박 전 위원장과의 신뢰관계를 상당부분 복원한 김무성 전 의원도 적절한 시기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두 사람이 복귀할 경우 박근혜 사단은 상당 부분 변화가 예고되기도 한다.

○ 정책 트로이카

‘정책 트로이카’는 당의 원내사령탑인 이한구 원내대표와 캠프에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으로 구축되고 있다. 이들의 미묘한 긴장관계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은 경제민주화를 두고 “이 의원은 경제민주화의 참뜻을 모르는 사람”(김 전 비대위원) “김 전 비대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뭐냐”(이 원내대표)며 대립해왔다.

이 원내대표는 평소 “이명박 대통령은 당과 별도의 캠프 정책 중심으로 대선 본선을 치러 집권 이후 당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박 전 위원장의 본선 공약은 당에서 만들 것”이라고 말해왔다. 김 전 비대위원이 경선 캠프에서 잡은 정책방향과 본선 때 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준비할 정책방향이 조화를 이룰지, 갈등을 빚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 전 비대위원의 캠프 합류는 본선이 아닌 경선 때부터 ‘중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박 전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취약계층·세대인 수도권, 2030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중도 쪽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박 전 위원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온 국가미래연구원은 300여 명의 전문가가 준비해 온 정책들을 캠프의 입맛에 맞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에서는 이미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재벌정책에 대해서도 공약 초안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실무형 의원들이 조직 담당

‘조직 트로이카’는 서병수 사무총장과 유정복 의원(직능), 홍문종 의원(조직)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2007년 경선 캠프 때 김무성 이성헌 전 의원이 조직을, 허태열 전 의원이 직능을 맡았던 것에 비하면 급(級)은 좀 낮아졌지만 박 전 위원장이 신뢰하는 실무형 스타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은 본선 때 꼭 필요하지만 자칫 내부 잡음과 충성경쟁에 따른 부작용으로 악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대선 이후 조직을 관리했던 이성헌 전 의원과 강창희 의원은 조직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새로 조직을 맡게 된 3인은 자기 색깔을 내세우기보다 화합을 중시하는 편이다.

○ 원로그룹

2007년 캠프 조직도에 자리를 잡았던 고문 그룹이 이번 캠프에도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김용환 최병렬 전 의원 등으로 구성된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가 부각되면서 박 전 위원장의 ‘과거’ 이미지가 부각됐다는 지적과 함께 고문 그룹이 전면에 드러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에 캠프 내 갈등을 조정하고 조언을 해 주는 원로그룹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사단#한나라당#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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