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사면초가… 여야는 “퇴출” 黨선 “제명”

  • Array
  • 입력 2012년 6월 30일 03시 00분


새누리-민주, 자격심사안 조속처리 합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29일 원구성에 합의하면서 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문에서 “이, 김 의원 자격심사안을 양 교섭단체별로 15인씩 공동으로 발의해 본회의에서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자격 상실을 의결할 수 있다. 두 당의 의석(새누리당 150석, 민주당 127석)으로는 공조만 이뤄지면 두 의원을 퇴출시키는 게 가능하다.

입 꾹 다문 이석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 퇴출 절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입 꾹 다문 이석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 퇴출 절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여야는 또 중국 공안당국에 의해 현지에서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된 뒤 조사를 받고 있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일행의 석방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19대 국회는 다음 달 2일 첫 본회의를 열어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개원식을 갖는다. 의장 후보로는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이,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새누리당 이병석,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각각 양당에 의해 합의된 상태다.

○ 가속도 내는 이석기, 김재연 ‘퇴출’

이날 합의로 국회는 통진당이 지난달 2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한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한 지 58일 만에 이, 김 의원에 대한 ‘퇴출’을 추진하게 됐다.

국회의장은 의원 자격심사가 청구되면 이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고 이, 김 의원에게 답변서 제출을 요구한다. 이들이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윤리특위는 자격심사 청구서만으로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 윤리특위가 자격심사 청구서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채택하면 의장이 이를 본회의에 회부하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두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들이 의원직을 잃는다면 육군 특무부대장 김창룡 중장 암살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1957년 9월 의원자격을 박탈당한 자유당 도진희 의원 이후 두 번째로 자격심사를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가 된다.

현재까지 이, 김 의원의 퇴출 가능성은 낮지 않은 편이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이들의 의원직 박탈을 주장해왔다. 민주당도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자격심사를 통한 퇴출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격심사 절차에 들어가면 상황이 복잡해지고 표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이석기, 김재연 변수’에 대한 양당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빨리 이들이 국회에서 사라져야 대선 정국에서 종북 이슈에 휘말려드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해찬 대표가 28일 “(의원의) 사상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제명하는 건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라면서도 이석기 의원에 대해선 “그런 사고와 가치를 가진 사람은 연대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공식 입장과는 달리 “두 의원이 대선까지 국회에 남아있는 것도 선거전략상 나쁘지 않다”는 말도 들린다. 이들이 국회에 있으면 야권연대로 ‘표의 확장성’을 노리는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석기 의원이 ‘박근혜 선대위원장’이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통진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혁신파 이정미 대변인은 “통진당 문제를 우리와 무관하게 결정한 것에 심히 유감을 표하며 양당은 통진당의 자정 노력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권파 김미희 의원은 “정작 징계해야 할 제수 성추행 논란의 김형태 의원과 논문표절 논란의 문대성 의원은 왜 거론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석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색깔 공세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굴복했다”고, 김재연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당내 논의 과정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간섭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