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19대 국회 개원식에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18대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참석해 연설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을 함께 이끌어 가는 입법, 사법, 행정의 3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되 국익을 위해 대승적인 관점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력을 구해나갈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임기 첫해인 2008년 18대 국회 개원연설에서는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과 공기업 개혁을 강조하며 국정 운영의 큰 틀을 설명했지만 이번 임기 마지막해의 개원연설은 초당적 협조를 구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대조를 이뤘다.
연설 도중 의석에서는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누구도 박수를 유도하지 않았다. 2008년 7월 국회 개원식 때 쇠고기 정국의 여파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했지만,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개원 연설에 28번의 박수로 힘을 보탠 바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특권은 없고 헌신과 고뇌만 있는 ‘일하는 국회’상을 함께 만들자”며 “국회가 준법의 전당이 되고 국회의원은 시민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우리 정치가 정말 위기에 처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이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직후 강 의장의 안내에 따라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양승태 대법원장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 등과 환담했다. 이 대표는 “세종시가 앞으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범정부차원에서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지원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이제 곧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개원을 했지만 여야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대 국회의 여야 결전 ‘1라운드’는 대법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선 후보자 4명 모두 보수성향을 띠고 있다는 점을 들어 4명 전원에 대해 대체로 부적격이라는 의견이 많다. 새누리당은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신속히 대법관에 취임하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특히 민주당이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에 의해 부결됐던) 조용환 변호사를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로 재추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양당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 변호사의 재추천 문제가 얽힐 경우 대법관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10일까지 밤샘 청문회를 하더라도 임명동의안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사법공백 사태가 길어질 우려가 큰 것이다.
강 의장은 이날 국회의장 비서실장(차관급)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52)을 내정했다. 강 의장과 같은 충남 출신인 정 내정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현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4·11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3선 의원 출신의 비서실장 기용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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