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지 특권, 숨어있는 알짜 수두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일 03시 00분


KTX 공짜… 골프장 회원 대우… 해외출장땐 공항 귀빈실…

국회의원에게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숨어 있는 알짜 특권’도 많다. 의원들은 회기 중에는 고속열차인 KTX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이 먼저 계산하고 나중에 정산받는 식인데 거리와 목적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개인적 목적으로도 KTX를 무료 탑승할 수 있는 것.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일부 의원이 서울로 매일 출퇴근할 수 있는 것도 KTX 덕분이다.

KTX 무료 이용 특권은 일부 의원에겐 경제적으로 적잖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비행기로 지역구를 오가다 얼마 전부터 KTX로 바꿨다. “계산을 해보니 1년 비행기 요금만 1500만 원이 들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KTX로 바꿨다”는 것이다. 2일 현재 서울∼부산 간 KTX 일반실 편도 요금은 5만3300원이다. 휴회 중에는 공무에 한해 KTX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의원들은 골프장 예약 시에도 회원 대우를 받는다. 회원권이 없더라도 예약 과정에서 회원처럼 특혜를 누린다는 것. 경기가 나쁘지만 수도권 일부 고급 골프장 회원권은 여전히 5억 원 이상에 거래된다.

국회 의원회관 지하에는 헬스클럽을 겸한 호텔급 사우나 시설도 있다. 남녀 의원 전용으로 각각 있다. 18대 국회에서 사우나를 자주 이용한 여야 의원들은 ‘목욕당(沐浴黨)’이란 친목 모임도 만들었다. 일부 여성 의원은 아침마다 이곳에서 미용사에게 드라이 서비스도 받는다.

의원은 다른 공무원과 달리 선거 과정에서도 특권을 누린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은 대선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 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 공공기관 상근 임원, 언론인 등은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해외 출장 및 여행 시 누리는 특권도 만만치 않다. 국회의원은 공항 귀빈실을 사용할 수 있고, 공항 수속은 대부분 약식으로 진행된다. 외국에 나가면 해외 공관 관계자들이 공항에서부터 영접하는 경우가 많다. 한 외교관은 “공관 근무 때 국회의원 챙기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자신이 관여한 행사에 협찬하도록 기업에 요청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 특권’이라면 특권이다. 최근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은 자신이 주최하려던 행사에 기업 후원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2일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 있는 상임위 소속 의원이 ‘도와 달라’고 하면 모른 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채널A 영상] 철도-비행기-배 공짜…국회의원 특혜만 200개?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국회의원#금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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