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나온 이상득 “청와대에 할말 있나” 묻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일 10시 01분


‘MB 친형’ 이상득 前의원 검찰 출석
저축銀 6억 등 대가성·청탁 유무 확인
李 "가슴이 아프다" 중수부 조사실 직행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3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조사는 대검 중수부 11층 조사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소환됨에 따라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이어 현 정권의 '최고 실세 3인방'이 모두 검찰 청사를 거쳐 간 것으로 기록됐다.

이에 앞선 지난 5월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은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역시 대검 중수부의 조사를 받은 뒤 나란히 구속기소됐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정각 서초동 대검 청사에 출두했다.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의원은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라고 말했고, '받은 돈을 대선자금에 썼느냐'는 질문에도 "가서 얘기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 전 의원은 '대통령 친형으로서 청와대에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가슴이 아프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답한 뒤 변호인과 함께 11층 중수부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6억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임 회장이 전달했다고 진술한 금품의 대가성 유무를 추궁하고 있다.

수사팀은 임 회장이 솔로몬저축은행 등에 대한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보험금' 성격으로 돈을 건넸지만, 금융당국 검사 무마 등 구체적인 청탁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이 전 의원에게 임 회장을 수차례 만난 경위와 청탁이 오갔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합수단은 또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직접 금품을 건넸는지, 임 회장에게 로비용으로 전달한 현금 14억원 중 일부가 이 전 의원 측에 유입됐는지도 추궁 중이다.

수사팀은 임 회장과 김 회장을 구치소에서 불러 대기시켜놓고 이 전 의원의 진술 여하에 따라 대질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와 함께 이 전 의원이 과거 사장으로 재직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자문료 형식으로 받은 1억5천만원의 성격을 캐고 있다. 수사팀은 이 돈이 정상적인 회계처리가 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 전 의원실 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 7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직접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뭉칫돈과 관련, 이 전 의원은 지난 1월과 5월 두 차례 소명서를 제출한 바 있다.

[채널A 영상] “가슴이 아프다” 이상득 전 의원 소환 조사

합수단은 이날 밤늦게까지 이 전 의원을 조사하고 일단 돌려보낸 뒤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가 마무리되면 역시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는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소환 절차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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