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에 꽂힌 MB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1일 03시 00분


저렴한 차세대 에너지원 수입처 확보 비공개 회의… “非정치 분야 몰두” 관측도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검찰 수사 등으로 어느 때보다 심난한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새롭게 몰두하고 있는 과제가 하나 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셰일가스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에너지 분야에 남은 임기를 다걸기(올인)하겠다는 자세인 듯하다”고 말했다.

셰일가스는 모래와 진흙이 굳어진 암석(셰일) 안에 갇힌 가스로 10년 전 경제성을 인정받아 최근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천연가스의 일종이다. 전 세계 매장량은 187조 m³로 인류가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 무엇보다 값이 싸다. 현재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m³당 17달러이지만 셰일가스는 m³당 12달러 안팎이다.

이 대통령은 셰일가스가 조만간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고 셰일가스 수입과 이에 따른 에너지정책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지난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대기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비롯해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들과 청와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셰일가스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멕시코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만나 셰일가스 수입 등을 위한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회의에서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되면 전 세계 가스 값이 급락할 것이므로 에너지 수급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국 중 하나인 미국이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미국 내 제조업이 살아나 국내 관련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그 대책도 함께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미국은 자국과의 FTA 체결국엔 에너지원 수출을 허용하고 있어 한국가스공사는 이미 2017년부터 20년간 연 350만 t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셰일가스#이명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