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구속 수감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밤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지금까지의 수사 진행 상황과 피의자의 지위 및 정치적 영향력에 비추어 볼 때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오후 11시 40분경 발부했다. 이 전 의원은 11일 0시 21분경 서울구치소로 향하면서 ‘대통령과 국민께 한마디 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2번 반복했고, 대선자금 관련 질문엔 쓴웃음만 지었다. 그는 곧장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전 의원이 구속됨에 따라 이 전 의원과 공범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두언 의원의 구속 가능성도 높아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국회부의장 재직 때인 2007년 가을 정 의원과 함께 당시 자신의 집무실이던 국회부의장실에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만났다. 사전에 정 의원을 통해 “3억 원을 주겠다”는 의사를 전한 임 회장이 돈을 준비해 왔다고 하자 이 전 의원은 정 의원에게 돈을 받아오라고 지시했고 정 의원은 국회의사당 주차장에서 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돈을 ‘필요한 곳’에 쓰기로 합의했지만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대선자금으로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임 회장이 돈을 건네면서 “앞으로 국세청이나 금융감독원 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도와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2009년 11, 12월 이 전 의원에게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진행 중인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해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해 8월에는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및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데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도 했다.
임 회장은 같은 청탁을 정 의원에게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의원이 지난해 12월 임 회장으로부터 “금융감독원의 퇴출 심사를 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금융감독원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솔로몬저축은행을 선처해 달라”고 부탁한 혐의도 확인했다. 이후 임 회장은 올해 4월 서울 서대문구 정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서 사례금으로 현금 1000만 원을 봉투에 넣어 건넸다. 정 의원은 이 밖에도 임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9월에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부근 한 식당에서 3000만 원을 받았고 18대 총선을 앞둔 2008년 3월부터 4월 사이에 자신의 비서관 김모 씨를 통해 1억 원이 든 상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1억 원이 든 상자를 인적이 드문 길거리에서 받았다고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