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2009년 용산참사 인권위 회의 일방폐회 선언뒤 “독재했다고 해도 좋다” 실제 발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녹취파일 확인… 청문회선 부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사진)이 2009년 말 용산 참사 문제를 다룬 인권위 회의에서 일방적 폐회를 선언한 뒤 “독재했다고 해도 좋습니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녹취파일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인권위가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18대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회의록에서는 해당 발언이 빠져 있어 인권위가 의도적으로 ‘독재 발언’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공개된 2009년 제24차 인권위 전원위원회 녹취파일에 따르면 현 위원장은 ‘경찰의 용산참사 강제진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것인가를 두고 전원위 회의를 진행하던 중 상임위원들의 의견이 찬성 쪽으로 기울자 “이상 논의를 마치겠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정재근 당시 비상임위원이 “의견을 더 들으신 뒤에 해야지 왜 마음대로 독재, 독단을 하려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현 위원장은 “독재했다고 해도 좋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의 ‘독재 발언’은 인권위가 지난해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회의록에서 빠져 있다. 현 위원장은 이달 1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회의록에는 (발언 기록이) 없다”며 독재 발언 사실을 간접적으로 부정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폐회 선언 이후 나온 발언인 데다 요점 위주로 회의록을 정리하다보니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헌병철#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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