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서울시장 후보 양보한 뒤 고민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 安이 밝힌 ‘대선의 고뇌’… 제자리로 돌아가려 했지만 야권 총선 패배로 고민 커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출마를 양보하면서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박원순 변호사에게 출마를 양보했다. 양보한 당일에는 ‘지지자들 허탈’ 등 비판적 반응이 많으리라고 각오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 날 신문방송을 보니 망가지는 대신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그에 대해 “충격도 받았고 강한 책임감도 느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국민들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정치 현실에 대한 실망이 저에 대한 기대로 모아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저 자신이 부족하고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런 열망을 간단히 뿌리치기도 어렵다고 느꼈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그에게 장고를 거듭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또 그는 민주통합당의 4·11총선 패배로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됐음을 내비쳤다. 맥락으로 볼 때 안 원장은 자신을 야권주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기로 선언한 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과 공익재단설립에 매진하면서 정치권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울림통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제3당을 만들라거나 4월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라는 말들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 4대강, 친재벌 등 정부 여당의 정책에 문제가 많지 않았느냐”고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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