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안을 처리할 통합진보당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22일 통진당 내 세력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됐다. 신당권파가 23일 의총에서 두 의원의 제명을 확정하려는 가운데, 구당권파는 22일 제명 반대 기자회견을 잇달아 5차례 열며 강하게 반발했다.
구당권파와 가까운 진보좌파 원로 인사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의 첫 주자로 나서 “제명 추진은 수구냉전세력들의 종북 공세 앞에 동지를 제물로 바치는 최악의 분열행위”라고 주장했다. 구당권파 측 노동자 당원들은 두 의원 제명에 대해 “진보에 있어서는 안 될 힘의 논리, 패권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상규, 김미희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신당권파가) 보수언론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며 “두 의원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태도는 파쇼적”이라고 맹공을 펼쳤다.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 연루돼 인천시당에서 제명당한 구당권파 당원들, 이어 수도권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단도 제명 반대 회견에 가세했다.
구당권파의 집단 반발에도 불구하고 23일 의총에선 제명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지도부 선거에서 당심(黨心)이 신당권파 쪽에 있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제명안은 의총에서 재적 의원 13명 중 과반인 7명 이상이 동의하면 최종 확정된다. 현재 구당권파 의원이 6명으로 신당권파보다 1명 많지만 중립 성향의 김제남 정진후 의원이 제명에 동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김 의원을 비롯해 구당권파 의원들은 의총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구당권파는 23일 의총에서 이들이 제명될 경우 25일 열리는 당 중앙위에서 복당 안건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제명 결정을 뒤집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중앙위원 86명 중 46명이 우리 진영”이라며 “복당 안건을 현장 발의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당권파는 중앙위에서 자파가 다수인 것으로 분석한다. 두 파벌의 충돌로 중앙위 폭력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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