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의 그, 보이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7일 03시 00분


민주 대선주자 빅3 “멘토 비전 계승” 같지만 다른 길

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등 민주통합당 대선주자 ‘빅3’는 하나같이 김대중(DJ),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근태 전 의원의 가치 및 비전을 계승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서로 강조하는 인물이 다르다.

친노(친노무현) 직계인 문 의원은 ‘노무현 지킴이’를 자처한다. 그는 다른 후보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는 대응을 자제하지만,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에는 단호하게 맞선다. 다른 후보들이 ‘참여정부 실패론’을 꺼내들면 문 의원은 “참여정부는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라며 정면 대응을 불사한다. 일각에서 친노 패권주의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지지층을 결집하고 ‘의리의 남자’란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가 아니라는 게 자체 평가다.

손 고문은 요즘 진행되고 있는 방송토론회와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의 대선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과 함께 DJ가 1997년 대선 때 들고나온 ‘준비된 대통령’이란 표현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는 간혹 참여정부와는 각을 세우면서도 DJ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DJ가 역대 최고의 대통령” “DJ정신의 진정한 계승자가 되고 싶다”며 DJ를 치켜세운다. 친노 세력이 “민주당과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전력’이 있는 손 고문으로서는 DJ를 업어야 할 필요성이 누구보다 절실하다. DJ를 강조함으로써 호남 민심을 잡겠다는 계산도 있다.

김 전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나 연설에서 고 김근태 전 의원을 언급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25일 관훈토론회 기조발언에서도 “‘2012년을 점령하라’는 존경하는 고 김근태 의장님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을 지지하던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러브콜인 셈이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민주통합당#문재인#손학규#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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