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예비경선 합동연설회가 진행되면서 대선주자들의 각기 다른 연설 스타일이 화제다. 지지율이 가장 앞서는 문재인 의원은 준비한 원고를 대부분 그대로 읽는 ‘원고낭독형’이다. 대중연설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즉흥 문구를 삽입하는 일도 거의 없고, 제스처도 다른 후보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호소력과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즉흥과 파격’을 내세우는 김영환 의원은 문 의원과 대조적이다. 그는 청바지를 입고 헤드셋을 착용한 채 두 팔로 다양한 제스처를 구사하며 말을 쏟아낸다. 광주에서는 준비한 원고와 전혀 다른 즉흥 연설을 하는 바람에 취재진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며 짧은 문장으로 열변을 토하는 ‘감성자극형’이다. ‘시장통 생선가게, 빵집주인, 용접공, 경비원, 광원, 중동노동자, 택시기사가 제 형제들 직업’이라는 문구는 지금까지 3차례 연설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여러분의 손으로 키워준 김두관이 민주당을 혁신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고, 광주에서는 “목포의 눈물을 닦아드리겠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준비된 대통령’을 앞세우는 손학규 상임고문은 감정보다는 이성에 호소하면서 논리적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스타일이다. 부산에서는 3·15마산의거와 부마항쟁을 거론하며 민주운동의 역사성을 부각했고, 대전에서는 “한자 ‘충(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으로 이뤄져 있다”며 한자풀이를 통해 충청권이 나라의 중심임을 강조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장소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는 ‘카멜레온형’. 그는 홈그라운드인 광주에서는 대북송금 특검 및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를 회상하며 “저도 여러분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며 감성에 호소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학자금 융자 확대, 일자리 창출,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상 등 공약 설명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