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사진)가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악재들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다. 이 대표는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일본, 중국 순방 일정도 취소했다. 임시국회를 통해 박 원내대표를 ‘결사수호’하겠다는 결기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박지원 방탄국회’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좋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연말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 대표가 지나치게 ‘박지원 방탄’에 몰입한 것은 큰 패착”이라며 “이-박 담합의 후유증이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도 “아무리 이 대표가 박 원내대표의 ‘연대 파트너’지만 개인의 사안을 당 전체의 문제로 확장시킨 것은 잘못”이라며 “삼삼오오 모여 ‘이대로는 큰일 난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제는 우회로가 없지 않나”라고 답답해했다.
당 대선후보 경선의 흥행을 일으켜 지지세를 확산하는 것도 급선무지만, 올림픽 특수에다 ‘안풍(安風·안철수 바람)’까지 몰아치면서 경선 흥행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책 출간,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민주당 경선은 이벤트 효과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당내 경선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의 재탕이 될 것이란 얘기도 적지 않다. 기껏 당 후보를 뽑아봐야 결국엔 당 바깥사람(안 원장)에게 최종 후보 자리를 내주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도 난제다. 통진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 처리에 실패하자 민주당에서는 야권연대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당 밖의 ‘혁신과통합’ 시절부터 통진당과의 야권연대를 금과옥조처럼 강조해온 이 대표로선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전략통답게 묘수를 꺼내 돌파해 낼지, 아니면 전략통이란 별명을 헌납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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