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빚 광물公 총면적 4배로, 20조 빚 석유公 1인당 25평
가스公은 수영장-축구장 갖춰… 빚더미에도 수천억 들여 신축
147곳 중 건물임차는 26곳뿐
호화 지자체 청사에 이어 이젠 ‘리조트’급 호화 공기업 사옥까지….
지방 혁신도시 사업에 따라 2014년 울산으로 가는 한국석유공사는 현재의 2만4200m² 규모 사옥보다 두 배 반가량 넓은 6만4800m² 규모 사옥을 지난해 1월 착공했다. 이 건물로 옮겨 갈 인원은 785명으로 직원 한 명이 82.7m²(25평)를 차지하는 셈. 신사옥 건축비는 용지가격 500억 원을 포함해 2000억 원이 넘어 호화 청사로 논란이 됐던 성남시청의 경우와 비슷하다. 넓은 용지의 단지 형태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제외하면 1인당 면적으론 경남 진주로 가는 한국세라믹기술원(1인당 100.5m²)이 1위다.
아직 착공은 되지 않았지만 강원 원주시로 이전할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현재보다 네 배 가까이 넓은 3만3300m²의 새로운 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 중 건물 면적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다. 한국가스공사도 현재의 두 배 규모인 신사옥을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총공사비는 2600억 원. 여기엔 실내수영장과 축구장 등 각종 체육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7일 지경부 산하 공기업들의 신사옥 건설 계획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적된 공기업들은 대부분 1조 원 이상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2011년 기준으로 20조 원, 가스공사는 28조 원, 광물자원공사는 2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다.
부채가 쌓여가는 데도 대규모 신사옥 계획을 변경하지 않고 있는 현상은 지경부 산하의 공기업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다른 부처 산하의 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할 정부기관과 공기업 147개 중 건물을 임차해 쓰겠다고 한 곳은 26곳뿐이고 121곳은 새로 청사를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정부는 사옥 신축비의 70% 이상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기관만 신축을 허용하지만 부족분에 대해선 국고지원을 하게 돼 있어 막대한 혈세도 들어가는 구조다. 정 의원은 “빚더미 공공기관이 수천억 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는 것을 국민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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