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순회경선 첫 출발지인 제주와 울산지역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제주와 울산의 선거인단 규모를 각 3만 명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100만 명 수준으로 예상되는 전체 선거인단 규모를 고려할 때 많은 수는 아니다. 하지만 8월 25일(제주)과 26일(울산) 경선 결과가 향후 전체 경선 판도의 분위기를 잡는 데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 대선 주자들이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치러지는 아이오와 주에 사활을 거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주자들은 틈만 나면 제주 울산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경기 광주시 팔당상수원을 방문한 문재인 의원은 10일부터 다시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는다. 당내 지지율 1위인 문 의원은 경선 초반부터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기세다. 문 의원은 이날 팔당호의 물을 직접 떠 수질을 살펴보면서 “강을 제대로 흐르게 하는 것이 녹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피해를 본 강을 복구하기 위한 4대강 복원본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달 22일, 29∼31일 등 4일을 할애해 제주 전역을 훑었다. 6, 7일에는 울산을 방문했다. 손 고문 측은 “일정이 빠듯하지만 조만간 다시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첫 출발지인 제주 승리가 대세론을 흔드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를 다시 찾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사실상 제주에 캠프를 차렸다. 김 전 지사 측은 “서울에 공보, 정책 등 최소 인원만 남기고 대부분 캠프 관계자들은 제주에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7, 8일 제주를 방문한 정세균 상임고문은 9일 국립울산과학기술대 총장을 만나 국립울산과학기술대를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하는 문제 등을 협의했다. 정 고문 측은 “제주는 전체 도민의 43%가 호남 출신”이라며 “호남 출신인 정 후보가 제주 울산에서 기선을 잡는다면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4, 5일 제주와 울산을 차례로 찾아 우근민 제주도지사, 울산시당 당직자 등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 후보들은 9일 문 의원이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의 측근이었던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가 2008년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기소됐을 때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공세를 펼쳤다.
김 전 지사 측은 이날 논평에서 “불의를 비호하는 것은 변호사든 정치인이든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문 후보의 정의에 관한 가치관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손 고문 측도 “문 의원은 옹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며 “문 의원의 변명은 대선후보로 제시했던 소신, 그리고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꿈꾸던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를 자처하던 모습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 측은 “정치인이 아니라 변호사로서 당시 변경된 공직선거법이 처음 적용된 사건의 법리다툼을 위해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