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 10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울릉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10일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서 당시 유일하게 동행 취재했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80)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울릉도 방문은 농어촌 시찰 차원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 화진포에서 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을 참관한 뒤 군함을 타고 울릉도로 향했다. 경비정으로 갈아타고 도동항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져 어두웠고 주민들은 횃불을 밝혀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1박 2일간 박 전 대통령은 섬사람들로부터 전기, 항만시설 등에 대한 민원을 듣고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를 둘러봤다고 한다.
돌아오는 날엔 풍랑이 매우 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밧줄을 묶어 만든 줄사다리를 타고 경비정에서 본선(군함)으로 오르다 파도가 덮치는 바람에 바닷속으로 빠질 뻔했다. 이 전 의장은 “박 전 대통령은 본선에 오른 뒤 ‘이래서 국가원수가 한 번도 울릉도를 방문한 적이 없구먼’이라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울릉도와 독도 방문은 박 전 대통령의 울릉도 방문 이후 처음이다. 이 전 의장은 울릉도로 가는 군함에 숨어 있다가 박 전 대통령과 동행했고, 5·16 이후 언론 접촉을 일절 하지 않던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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