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탄 朴의장 한밤 방문작전… 귀환때 파도 덮쳐 바다 빠질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1일 03시 00분


1962년 이만섭 기자 ‘박정희 울릉도’ 단독취재기

1962년 10월 11일 경북 울릉군청을 시찰하고 나오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가운데). 동아일보DB
1962년 10월 11일 경북 울릉군청을 시찰하고 나오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가운데). 동아일보DB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 10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울릉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10일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서 당시 유일하게 동행 취재했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80)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울릉도 방문은 농어촌 시찰 차원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 화진포에서 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을 참관한 뒤 군함을 타고 울릉도로 향했다. 경비정으로 갈아타고 도동항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져 어두웠고 주민들은 횃불을 밝혀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1박 2일간 박 전 대통령은 섬사람들로부터 전기, 항만시설 등에 대한 민원을 듣고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를 둘러봤다고 한다.

돌아오는 날엔 풍랑이 매우 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밧줄을 묶어 만든 줄사다리를 타고 경비정에서 본선(군함)으로 오르다 파도가 덮치는 바람에 바닷속으로 빠질 뻔했다. 이 전 의장은 “박 전 대통령은 본선에 오른 뒤 ‘이래서 국가원수가 한 번도 울릉도를 방문한 적이 없구먼’이라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울릉도와 독도 방문은 박 전 대통령의 울릉도 방문 이후 처음이다. 이 전 의장은 울릉도로 가는 군함에 숨어 있다가 박 전 대통령과 동행했고, 5·16 이후 언론 접촉을 일절 하지 않던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에 성공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박정희#5·16군사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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